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택시업, 금융업 등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사업자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플랫폼 모빌리티·미디어·자동차·유통·금융 등 5개 산업의 주요 변화 모니터링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5개 산업별로 학계·업계 및 관련 사업자단체 등을 포함한 모니터링그룹을 운영한 결과다.
먼저 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모바일 앱을 통한 호출과 예약이 보편화되면서 플랫폼 모빌리티 기업의 영향력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었다.
독보적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위치정보시스템(GPS) 위치 지정, 자동결제 등 다양한 호출서비스 제공을 넘어 택시업, 택시가맹업에 직접 뛰어드는 등 저변을 빠르게 넓혀갔다.
2015년 출시된 카카오T는 지난해 누적 가입자 수 3000만 명에 도달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TJ파트너스를 통해 9개 택시회사를 인수했다.
택시가맹업에는 카카오T블루 외에 타다라이트, 마카롱택시 등 6개 브랜드 택시가 운영 중이며, 이들이 전체 택시 시장의 14.6%를 차지했다.
향후 만능 교통앱 개념의 통합모빌리티서비스(MaaS·Mobility as a Service) 체계가 완성되면 플랫폼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플랫폼 모빌리티는 국민 일상과 밀접한 생활 서비스이면서 네트워크효과로 인해 플랫폼 기업의 독점화 가능성이 큰 만큼 독과점화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 재편된 규제체계 내 차별적 경쟁제한 요소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업에선 카카오, 네이버 등이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연결성·편의성,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혁신적 서비스 등으로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면서 기존 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다른 업종에서의 상품개발·추천 등에 활용이 가능해 파급력이 큰 지급결제 분야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금액은 2020년 기준 44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고, 상위 3개사(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비중이 약 65%였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영업개시 이후 이용자 및 여·수신 규모가 계속 늘어 중금리대출의 경우 기존 은행의 75%까지 성장했다.
그간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 규제로 가계대출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금융당국이 이를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기업대출 분야에서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산업의 경우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기업,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등 다양한 사업자가 온라인 유통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검색서비스, 메신저에서 금융, 쇼핑, 기업간거래(B2B), 엔터테인먼트까지 진출했고, 쿠팡은 쇼핑에서 음식 배달, OTT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미디어 콘텐츠 분야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전 세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전통적인 방송사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향후 경쟁정책 수립 및 사건처리 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