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하고 독립을 선언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CNN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TV 대국민 담화에서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PR과 LPR 지도자들과 우호·협력·원조에 관한 조약에도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보회의는 TV로 중계됐다.
이날 푸틴의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정상회담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DPR과 LPR의 주권을 승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돈바스 상황은 위기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자국 의회에 필요한 문서 비준에 동의할 것을 요청했다.
돈바스 지역에 속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을 근거로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자칭 DPR과 LPR 수립을 선포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고대 러시아 땅(ancient Russian land)이며, 이에 러시아 국민이 자신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는 단순한 이웃 나라가 아니다"면서 "우리의 역사, 문화 정신적 공간의 일부로, 우크라이나는 고유한 국가의 전통을 가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항상 평화로운 방법으로 모든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도네츠크·루간스크)에서 두 차례 징벌적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서방과의 안보 협상과 관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완전히 무시했다면서 "러시아는 자국 안보를 위해 보복 조처를 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