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불안 심리가 주식 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줄인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러시아 군 병력 철수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는 회복됐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주(12~18일) 국내 투자자들의 프로쉐어 울트라 QQQ ETF(TQQQ)의 순매수 규모는 1억349만 달러(약 1236억7995만 원)였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등락 폭을 3배 추종하는 ETF로 나스닥100지수가 1% 오르면 3% 수익을 거둔다. 하지만 나스닥100지수가 1% 하락하면 3% 손해를 보는 상품이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분류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고조되던 지난주(5~11일) 국내 투자자는 TQQQ를 3934억 달러치 순매수했다. TQQQ는 지난달 초 테슬라를 제치고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해외 종목이었다. 지난달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TQQQ를 1억9806만 달러(약 2374억8187만 원)어치 담았다. 당시 TQQQ는 테슬라(6521만 달러)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으로 오르기도 했다.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매수세가 줄어든 것이다. 투자자들이 TQQQ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덜 담는 이유는 나스닥의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62분간 통화를 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마무리짓지 못했다. 미국 당국자는 통화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제기한 모든 주제를 다뤘다”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만들지는 못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무력 사용이 아닌 외교적 목표를 추구하는 데 관심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며 “러시아가 재앙적 행등을 피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근무하던 미군 160명을 철수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의 군대를 철수한다고 발표하면서 TQQQ에 대한 투자 심리도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대대적 무력 충돌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부도 위험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14년 크림반도 병함 당시보다 낮게 거래된다는 이유에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주식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군사적 긴장 자체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와 서방이 직접 충돌하진 않더라도 이란에 가해졌던 경제 제재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해 자원 무기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관점도 있다”며 “대표 농산물 ETF인 DBA와 금속/광산 관련 기업 ETF인 PLICK에 상당량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