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서방 사회가 거론했던 '러시아의 16일 우크라이나 침공' 예측이 빗나갔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16일 우크라이나 침공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서방의 히스테리는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은 것 같다"면서 "우리가 인내를 가져야 할 것 같다"는 말로 비꼬았다. 그러면서 "적어도 하루가 끝날 무렵에 서방 언론들이 예측에 실패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카를루스 프란사 브라질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와 관련한 서방의 히스테리는 아주 깊은 당혹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군대 철수 발표를 믿지 않는 것에 대해선 "우리가 자국 영토에서 무엇을 하든 서방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기본적으로 교육의 부재다"라고 비꼬았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 계정에서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더선 등에 부탁한다. 향후 1년 동안 러시아의 침략 일정을 공개해달라. 휴가 계획을 잡고 싶다"고 썼다. 이후 정례 브리핑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주장한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영국·우크라이나에 있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11일 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16일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 영국 더선 등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설을 잇달아 보도했지만, 러시아는 줄곧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없다며 이 같은 보도를 반박해왔다.
타스 통신은 해당 보도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유럽의 에너지 가격만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방부와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주변 러시아 부대가 훈련이 끝나면 계획대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나토(NATO)는 "검증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병력 이동이 철수를 의미하는 것을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