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공식 유세 첫날인 15일 불의의 사고로 선거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유세용 버스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때문입니다. 대선 완주를 목표로 힘차게 첫발을 내디딘 안 후보는 물론 안 후보의 지지자들도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예기치 못한 변수로 대선전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됐습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얘기가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15일 오후 5시 반쯤 충북 천안 시내 도로에 정차해있던 안 후보의 유세용 버스 안에서 50대와 70대 당원과 운전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걸 다른 당원들이 발견,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이들은 숨을 거뒀습니다.
안 후보 측은 긴급 브리핑에서 모든 선거 활동을 중단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한다고 발표, 이후 안 후보가 숨진 선거운동원과 운전사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조문했습니다.
경찰은 LED 작동 때 일어난 일산화탄소 중독을 사인으로 보고 조사 중입니다. 유세 버스 스크린에 쓰인 LED를 작동할 경우에는 일산화탄소 발생 가능성이 있어 문을 열어놔야 하는데, 추위 때문에 시동을 켜고 밀폐된 상태로 있다가 변이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버스는 전국에서 18대를 운용했는데, 같은 날 강원지역 유세 차량에서도 운전사가 비슷한 경위로 의식을 잃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산화탄소는 색도 냄새도 없기 때문에 발생해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캠핑이나 차박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필수템으로 갖고 다닙니다.
흔히 일산화탄소 중독이라 하면, 자동차를 정차했을 때, 그리고 밀폐된 공간에서 온수기나 스토브 등을 사용할 때, 자동차 배기관이 손상돼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산소 부족 차내로 스며들었을 때 등의 경우에 일어납니다.
이번 사고는 LED 스크린을 작동시키는 발전기가 버스 수화물 칸에 설치되어 있었고, 이 발전기가 돌아가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했는데, 밀폐된 차 안이라 환기를 하지 못한 게 문제로 보입니다.
외부는 대부분이 특수 필름으로 덮여있어 문을 열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사고가 난 버스는 45인승에서 25인승으로 개조됐는데, 이 과정에서 장치 결함이 생겼는지도 들여다봐야겠지요.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로 2명의 사망자를 낸 만큼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법률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상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물 또는 차량 등의 관리상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 중 1명 이상 사망하면 중대시민재해로 분류된다.
따라서 사고의 관심은 스크린 설치업체가 LED 작동 시 일산화탄소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국민의당이 이런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도 차량을 운행했는지, 그리고 사망자들이 이런 위험을 알고도 환기를 안 한 건지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LED 스크린 및 발전기 설치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와 안전관리 실태도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