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 법조계도 우려 "권력기관 통제는 필수적"

입력 2022-02-15 16:39 수정 2022-02-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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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투데이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투데이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법조계가 술렁이고 있다.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폐지로 검찰 독립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오히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윤 후보가 전날 발표한 사법 정책공약에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독자 예산권 보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폐지 등이 포함됐다.

현행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장관을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 규정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 따른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총 네 번 있었다.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천정배 장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전 장관과 박범계 장관이 각각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정치권력 독립" vs "권력기관 통제 필요"

그간 특정 사건에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검찰 수사의 중립성을 헤친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만큼 법조계에서는 윤 후보의 공약에 힘을 싣기도 했다. 지청장 출신인 정승면 법무법인 면 변호사는 “중립적인 검찰을 위해 대통령의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변호사는 법무부장관의 ‘포괄적 수사 지휘’는 유지돼야 한다고 봤다. 정 변호사는 “큰 맥락에서 ‘특정 범죄를 단속하라’는 포괄적 지휘는 존치하되 개별 구체적 사건 지휘를 폐지해야 한다”며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천 장관은 한국전쟁을 ‘북한에 의한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구속기소하려던 검찰에 불구속 수사를 하라며 지휘권을 발동한 바 있다.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은 이를 수용하면서도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표를 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 검찰 권력 견제를 위해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과 같은 국가 권력기관에 대한 어느 정도의 통제는 필수적인데 장관의 지휘권을 무조건 없애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지휘권이라는 제도가 왜 생겼는지 다시 한 번 그 취지를 살펴보고, 그 목적을 정치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헌법체계나 국가권력기관에 대한 견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권한이 막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순열 법무법인 문무 변호사는 “그동안 검찰이 무소불위 권력으로 권한남용을 해왔다. 수사권을 가지고 폐단을 만들어 왔고 국민들의 인식도 그렇다”며 “그런데 윤 후보의 공약은 문민통제 없이 검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며 완전한 검찰주의, 검찰 제국을 만들겠다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예산에 대한 목줄, 대통령에서 국회로"

검찰청 예산을 법무부에서 독립시켜 별도 편성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예산권을 보장 받으면 그때부터는 검찰총장이 국회에 나가서 예산안을 설명하고 심사를 받으며 국회로부터 통제를 받게 된다”며 “검찰 예산에 대한 목줄이 대통령에서 국회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정치 논리에 검찰이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 변호사는 “검찰 인사권은 법무부장관과 대통령에게 있고 국회에는 없기 때문에 검찰이 국회에 예속될 우려는 없다”고 봤다.

앞서의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예산권 행사로 검찰 전체를 통제할 우려가 있다”며 “법원행정처도 사법권 독립을 위해 법무부가 아닌 대법원에 소속된 만큼 검찰을 위해 예산 독립은 찬성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무능하고 정치 편향적”이라며 ‘공수처 폐지’ 공약을 내건 것에 대해 조 변호사는 “공수처는 무소불위 검찰에 비해 능력이 다소 떨어져 보일수 있지만 이는 최대한 원칙을 지키며 수사를 하니 아직 성과가 더딘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윤 후보 공약이 시기상조라는 취지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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