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말라가는 지구...미국 서부, 1200년 만의 최악의 가뭄

입력 2022-02-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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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연구 결과, 2000~2021년은 서기 800년 이후 가장 건조한 22년
“인간이 초래한 기후 위기, 가뭄 72% 더 악화시켜”

▲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에 있는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호에 로버트 스미슨이 만든 대지 미술 작품인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가 모습을 드러낸 모습. 지난해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호수 수위는 1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젤포인트/AP뉴시스
▲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에 있는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호에 로버트 스미슨이 만든 대지 미술 작품인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가 모습을 드러낸 모습. 지난해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호수 수위는 1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젤포인트/AP뉴시스
미국 서부 지역에서 지난 2000년부터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뭄이 1200년 만의 ‘대가뭄’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 극도로 건조한 기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로스앤젤레스 분교(UCLA) 연구팀은 최근 유명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후 역사상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2년간이 데이터 측정이 가능한 서기 800년 이후 최소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기간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나무의 나이테로 연도별 성장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기후를 측정했다. 나무의 나이테는 습한 해에는 넓게 그려지고, 건조한 해에는 얇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통해 토양의 수분을 측정한 결과 최근 22년 동안이 종전까지 인류 역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된 1500년대 가뭄보다도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의 가뭄은 이례적일 정도로 혹독해 최근 300년 이래 두 번째로 건조한 여름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여파에 서부의 3분의 2 가까이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고, 이는 곧 대규모 산불로 이어졌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 10인치(약 26㎝)에 가까운 비와 눈이 내려 도시 역사상 2번째로 강수량이 많은 달로 기록되고, 남서부 사막 지역에는 지난해 가을 몬순 비가 내려 가뭄 해소 기대가 커지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서 비를 머금은 제트 기류가 더는 발달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기대는 사라지게 됐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파크 윌리엄 박사는 “지난 22년간 지속된 이 가뭄은 여전히 한창 진행 중이며 이 가뭄이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지난 1200년 사이 대가뭄이 몇 차례 있었다”며 “가뭄 기간은 30년가량 지속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번 가뭄도 비슷하게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최악의 가뭄을 유발하는데 강수량보다 온도의 역할이 더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연구팀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위기로 이 같은 대형 가뭄이 72% 더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강수량은 시간이나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지난 20년간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확산하면서 미국 전역의 온도를 높인 것이 건조한 날씨와 서부 지역 물 가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기후학자인 사만다 스티븐슨은 NYT에 “모든 지역이 점점 건조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서부 지역은 확실히 건조해지고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지난 수백 년간 봐왔던 것과 비교할 때 전례 없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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