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 업계 4위인 이마트24가 사상 첫 흑자 달성을 눈앞에 성큼 다가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편의점 수요 증가로 지난해 적자가 대폭 줄어든 덕분이다.
다만 출점 규제, 미니스톱 인수 실패 등으로 점포 수 확대에는 제동이 걸리면서 경쟁사와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1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해 이마트24 순매출액은 1조91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9% 증가했다. 영업손실액은 35억 원으로 전년의 219억 원 대비 큰폭으로(184억 원) 축소됐다.
실적 개선은 편의점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소비자들은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있는 편의점에 자주 방문했다. 영업난을 겪은 외식 등 자영업자와 취업절벽에 가로막힌 젊은층들이 편의점 창업에 뛰어들면서 편의점 점포 수가 증가한 점도 실적에 이바지했다. 지난해 이마트24 점포 수는 5857개로 전년 대비 692개 늘었다.
이마트24는 올해 흑자 달성을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고객이 선호하는 신상품을 출시하고자 일찌감치 ‘딜리셔스 랩’을 신설했다. 딜리셔스 랩은 상품 트렌드를 개발하는 연구소로, 호텔 쉐프 등 전문 인력들로 구성돼 있다. 신상품 품평회 인원과 회의 횟수는 지난해 대비 2배로 늘려 진행한다. 퀵커머스(근거리 배달) 역량을 키우고자 배달 플랫폼과의 제휴도 지속해서 확대한다.
공격적인 전략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마트24가 올해도 상승세를 탈지는 의문이다. 편의점 근접 출점(50~100m)을 제한하는 규약으로 인해 점포 수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점포 수는 매출은 물론 퀵커머스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마트24는 점포 확대의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던 ‘미니스톱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가 3000억 원이 넘는 인수 금액을 제시하면서 2000억 원대를 써낸 이마트24의 신세계는 탈락했다.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편의점 시장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는 CU, GS25는 각각 1만5000여 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 매출액은 작년 기준 각각 6조7621억 원, 7조2113억 원이다. 이마트24의 약 4배에 달한다.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한 세븐일레븐은 점포 수가 1만여 개에서 1만3000여 개로 늘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와 계약이 만료된 점주들을 적극 끌어오는 방안을 제외하고는 이마트24가 점포 수를 늘리는 묘수는 마땅치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