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시간’...미국 인플레 쇼크에 금리 0.5%p ‘빅스텝’ 무게

입력 2022-02-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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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연준 3월 기준금리 0.5%p 인상 전망
연준 빅스텝 실행할 경우 2000년 이후 처음 돼
불러드 연은 총재 “7월까지 금리 1%p 인상해야”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 3월 50bp 인상 확률 89.9%로 반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11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11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의 물가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급등세를 보이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다 공격적 긴축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과 달리 0.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2월(7.6%) 이후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으로, 직전월의 상승폭(7.0%)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2%)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연준은 그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시장에 점진적인 긴축 시그널을 보내기 위해 한 번에 0.25%포인트씩 인상했었다. 하지만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 발언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 대한 관측에 불을 질렀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출처 CNBC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출처 CNBC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안을 포함해 7월까지 1%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연준 내에서도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며 올해 FOMC 내에서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날 CPI 지표는 미국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나와 연준 모두에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40년 만에 높은 인플레이션에 우리는 훨씬 더 민첩하게 지표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NBC는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이 3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100% 가까이로 점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올해 7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은 61%로 점쳐진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3월 FOMC 연준 기준금리 인상 확률. 출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3월 FOMC 연준 기준금리 인상 확률. 출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0~0.25%에서 0.25~0.5%로 인상할 확률은 10.1%로 반영되고 있으며, 0.50~0.75%로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89.9%로 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연준이 오는 3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에 나선다면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 된다.

이날 씨티도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대비 6.0% 올랐다는 점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더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불붙은' 물가 급등세가 올해 점차 완화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연준의 공격적 행보가 자칫 경기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고점에 육박해가고 있으며, 고점을 찍은 이후 향후 1년 사이 4.8%대로 낮아지고, 2023년 말까지는 2.4%대로 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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