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았다”...꿈의 에너지 ‘핵융합’에 한 발 더

입력 2022-02-10 14:12 수정 2022-02-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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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 60개 물 끓을 정도의 에너지량
이제까지 핵융합 연구서 얻은 최대치
상용화는 20년 걸릴 듯

▲윌리엄 영국 왕자(오른쪽 두 번째)가 2018년 10월 18일(현지시간) 옥스퍼드 인근 애빙던의 컬햄에 있는 합동유럽토러스(JET) 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애빙던/AP뉴시스
▲윌리엄 영국 왕자(오른쪽 두 번째)가 2018년 10월 18일(현지시간) 옥스퍼드 인근 애빙던의 컬햄에 있는 합동유럽토러스(JET) 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애빙던/AP뉴시스
▲핵융합과 핵분열 에너지 발생 원리 비교
▲핵융합과 핵분열 에너지 발생 원리 비교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 큰 진전이 보고돼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유럽 공동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21일 영국 옥스퍼드 근처 컬햄에 있는 합동유럽토러스연구소(JET)에서 5초 동안 59메가줄에 달하는 핵융합 에너지를 생성했다. 이는 11메가와트(MW) 규모로, 현재까지 핵융합을 통해 얻은 최대 에너지량이다. 이전 최고치는 1997년 같은 시설에서 생성한 22메가줄이었다.

핵융합이란 기존의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핵분열과 상반되는 현상을 말한다. 핵분열은 원자핵을 쪼개는 방식이라면 핵융합은 두 개 이상의 원자핵이 새로운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으로 합쳐지면서 에너지가 방출되는 과정이다.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별(항성)이 빛을 내며 에너지를 뿜을 때 사용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태양의 중심부에서는 거대한 중력이 가해져 섭씨 약 1000만도 고온 상황에서 이런 핵융합이 일어나 거대한 에너지가 발생한다. 지구에서는 그런 온도에 견딜 수 있는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도넛 모양의 자기장 안의 고열 가스, 혹은 플라스마를 통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에너지 생성 시간이 ‘5초’인 것은 자기장이 과열되기 전 기계가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치로, 이를 분·시간 단위로 늘려 나갈 것이란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핵융합은 저탄소 에너지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 기존의 원자력 발전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 배출량이 매우 적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청정 에너지원 확보 차원에서 핵융합을 연구해왔다.

이번에 생성된 에너지양이 엄청난 규모는 아니다. 약 60개의 주전자에 담긴 물을 끓이는 정도다. 하지만 관련 연구에서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안 채프먼 영국 원자력청장은 “이러한 획기적인 결과를 통해 우리는 가장 큰 과학·공학 과제 중 하나를 정복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프랑스 남부에 건설 중인 더 큰 규모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실험에 들어갈 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ITER 사업은 한국,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7개국이 2007년부터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실험로, 즉 ‘인공태양’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ITER 프로젝트는 현재 약 80% 정도 완공됐으며 2025~2026년께 핵융합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아직 기술적 과제가 산적해 있어 언제 상용화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BBC는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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