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원대 보합권에 머물러 있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 반등을 등에 업고 다시 ‘8만 전자’에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업계는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연초 9만7304원에서 9만9762원으로 오르며 10만 원에 근접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8월 8만 원을 찍고 6만 원 후반대까지 하락했다. 12월 다시 8만 원대를 넘어섰으나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해 주가가 7만 원 초반대까지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하락은 회사의 펀더멘탈보다는 대외적인 요인과 흐름을 같이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긴축 불안과 미-러 마찰, 실적시즌 전망치 하향 우려 등의 불확실성에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도 같이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메모리 업황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1분기를 저점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분기부터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시안 봉쇄로 삼성전자 시안 낸드 전공정 공장과 마이크론 메모리 후공정 공장에서 약 한 달간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생산 차질이 재고 소진을 촉진시켜 업황 반등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 파운드리 업계 증설로 비메모리 가격 상승이 둔화되는 반면 메모리 가격은 타이트한 수급 영향으로 반등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실적도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6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장비 업계 생산 차질과 공정 미세화 난도 상승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라며 "올해 반도체 섹터 투자 매력은 메모리가 비메모리보다 우위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최도연·남궁현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메모리가 일반적으로 비메모리 대비 업황 회복 시점이 늦으나 후반부에 실적 증가율이 높다"라며 "메모리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전세계 반도체 주식 중에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점도 주가 전망을 밝게 한다.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시장 밸류에이션이 정상 수준을 벗어나 하락한 만큼 반등 여지가 크다는 해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 배수도 하향 조정할 수 있겠으나,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 성장률을 감안하면 목표주가 조정은 섣부른 감이 있다"라며 "비수기인 1분기만 잘 넘기면 실적 상승 구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