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이 물가 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양적완화 축소 신호를 보내는 등 긴축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국의 기준금리는 0.5%가 됐다.
작년 12월에 3년여 만에 첫 인상을 단행한 뒤 바로 금리를 올렸다. 이렇게 연이어 금리를 올리는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BOE는 또 만기 채권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보유채권 규모를 줄이면서 8950억 파운드(약 1460조 원) 규모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 종료에 들어갈 것이란 신호를 줬다.
BOE는 금융위기 때 경기 부양을 위해 자산매입을 시작했다. 영국이 세계 주요국 중에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이유는 물가다.
영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5.4% 올랐다. 전월의 5.1%보다 높아지면서 1992년 3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높은 물가 상승률에다가 인력난이 겹치면서 임금도 올라가고 있다.
BOE는 통화정책위원 9명 중 5명이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했고 4명은 0.5%포인트 인상을 원했다고 밝혔다. 자산매입 잔액 축소는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BOE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려서 8월에는 기준금리가 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도 3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또 3월에 자산매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4월부터 소득세가 오르고 에너지 요금이 상승하면서 영국의 가계 생활비 부담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스ㆍ전기시장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은 이날 에너지 요금 상한(CAP)이 4월부터 54% 올라간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