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가상자산 겨울’ 공포...비트코인, 3만 달러 선도 위태

한때 3만3000달러 선도 무너져
2017년말~2018년 초 비트코인 80% 넘게 폭락
금 수요 부각…관련 ETF 유입 자금 사상 최대

▲비트코인 최근 3개월간 가격 추이. 25일(현지시간) 저점 3만5779.43달러. 출처 코인마켓캡.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 인기는 치솟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한때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인 3만3000달러(약 3950만 원) 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사실상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6만8990.90달러) 대비 반 토막 난 것이다. 이후 3만7000달러 선을 회복하긴 했으나 최근 7거래일 기준으로는 여전히 10% 이상의 하락세를 보인다. 시가총액 기준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도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절반 넘게 떨어졌고, 솔라나는 고점 대비 65%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급락세에 가상자산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이 1조 달러 넘게 증발하자 일각에서는 침체기를 의미하는 ‘가상자산 겨울’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 2017년 말과 2018년 초 사이에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는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고점 대비 80% 넘게 떨어졌다.

가상자산의 급락세 원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 위축이 꼽힌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셰어스’(GLD)에 순유입된 자금은 지난 21일 16억 달러에 달해 일일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금 선물 가격도 최근 고점인 지난해 11월의 온스당 1870.20달러를 살짝 밑도는 1852.50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금값이 온스당 190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리서치의 아카시 도시 북미 원자재 책임자는 “금이 주식과 가상자산의 가격 조정과 매도세에서 피난처이자 포트폴리오의 헤지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메타(옛 페이스북)의 전(前) 가상화폐 책임자 데이비드 마커스는 전날 트위터에서 “최고의 사업가들이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은 ‘가상화폐의 겨울’ 동안”이라며 “지금은 코인 가격을 올리는 대신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시 집중할 시간”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가격 심리적 지지선이 3만 달러가 될 것”이라며 “연준 긴축 기조에 따라 그 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사모펀드인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설립자이자 가상자산 투자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최근의 비트코인 급락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면서 “투자자들은 현 상황에서 진정하고 멀리 봐야한다”면서 “가상자산을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