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6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만나 거대 양당 후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 전 사무총장은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이 의미가 있다며 올바른 정치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빌딩의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반 전 총장과 회동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너무 서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세계는 엄청나게 빠르게 바뀌지 않냐"며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본질이 과학기술 패권전쟁인데 앞으로 대한민국의 생존전략,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가 이번 대선에서 제일 중요한 담론이 돼야 국가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양당 후보 중에선 아예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며 "네거티브에 발목잡기만 하다 보니깐 이 정도면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고 동굴 안 개구리가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 역시 현 대선 구도를 두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눈물을 씻어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너무 근시안적인 게 많고 서로 말싸움하듯이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아주 넓은,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세계를 향하는 대한민국을 이렇게 해야 하는데 너무 토론하는 범위가 좁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또 "나라를 운영하겠다는 후보들이 얘기하는 거 보면 너무 단편적인 얘기하고 서로 감정적인 의견 대립을 한다"며 "이렇게 되면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경험이 많으니 그런 방향으로 많이 비전을 제시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지지율 상승에 관해서도 덕담을 건넸다. 반 전 총장은 "안 후보가 여러 가지 과학적 지식이라든지 경험도 많으시고 외국에도 많이 다니시고 그런 경험을 잘 국민에게 알리고 최근에 보니깐 지지율도 상당히 의미 있게 상승하고 있다"며 "용기를 가지고 계속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안 후보는 이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4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 결과에서 2주 전보다 2.4%P 떨어진 9.8%를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10%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