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바이코리아'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갖게 만들었던 외국인이 최근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매매형태를 살펴보면 연속 순매수를 보였던 1월28일부터 2월9일까지 9거래일 간 1조6636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때로는 단독 순매수로, 때로는 기관 혹은 개인과 동반 순매수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거나 낙폭을 축소시켰다.
하지만 외국인의 이러한 순매수도 6일부터 점차 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했고 10일에 순매도로 전환한 이후 18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면서 1조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9거래일간 사들였던 물량의 절반 이상을 시장에서 다시 순매도 한 셈이다.
비록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보유지분율이 지난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이 연속 순매도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는 1200선을 내줘야 했고 18일 증시에서는 장중 1100선 아래로 밀려나는 등 1100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상황의 변화가 전보다 안좋아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금융위기가 재차 불거지고 있고, 미국의 금융구제안이 생각보다 후퇴된 것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전망이 나왔다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언급이 없는 등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금융구제안 등 각종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속 순매수를 보였던 것이 기대와는 다른 정책이 나오면서 실망 매물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유럽쪽, 특히 동유럽의 대출비율이 높아 또 다시 글로벌 금융불안이 재연되고 있다는 부분을 무시하고,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매수에 나설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외국인의 매매 변화는 해외의 사정이 향후 어떻게 달라지는냐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는 것으로 따로 독립적인 변수만을 두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됐고, 각종 정책을 취했음에도 진정되지 않는 금융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악순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개별주 매매를 많이 했을텐데, 17일의 낙폭을 보면 코스닥시장이 더 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경기안정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게 흔들리고 있어 수익률 게임도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주식비중 자체가 아닌 거래소와 코스닥 양 시장만을 두고 본다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거래소의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는 만큼, 대형주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