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은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팀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애초 걱정과 달리 신세계는 야구단을 통해 다양한 매출 성과를 이뤘다. 인수를 주도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등 마케팅 선봉장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가 야구단 인수를 결정했을 당시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스포츠를 통해 이익 창출을 시도하는 기업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스포츠계에 뛰어든 기업들은 수익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 및 이미지 향상 차원에서 스포츠 구단을 보유하고 있다.
우려는 오래가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SSG랜더스(전 SK 와이번스)와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이마트와 SSG닷컴은 SSG 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대규모 할인 행사인 ‘랜더스 데이’를 했다. 스타벅스는 SSG 랜더스와 협업한 유니폼 ‘랜더스벅’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야구단을 모티브로 한 수제맥주 3종을 내놓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랜더스 데이 기간(작년 4월 1~4일) SSG닷컴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43.4% 늘었다. 랜더스벅은 온라인 판매 시작 3분 만에 품절됐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련된 유니폼 160장도 완판됐다. 유니폼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노브랜드 버거도 SSG 랜더스 효과를 누렸다. SSG 랜더스 경기장에 노브랜드 버거 광고가 지속해서 송출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 작년 5월에는 가맹상담 문의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월 1000건을 돌파했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 관계자는 “SSG 랜더스가 어제 경기에 이겼냐는 등 직원들끼리 야구를 계기로 소통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인수 이후에도 야구단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냈다. 야구장에 직접 방문할 뿐만 아니라 개인 SNS에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는 사진과 응원가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선수단을 위해 더그아웃에 노브랜드 버거와 스타벅스 커피를 마련하기도 했다.
작년 말에는 SSG 랜더스 투수인 박종훈, 문승원에게 직접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기도 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나란히 수술을 받았다. 정 부회장이 재활이라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그들을 직접 격려했다.
신세계의 스포츠 마케팅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인천 청라 부지에 복합쇼핑몰과 함께 돔구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에 있는 최신식 개폐형 돔구장인 글로브라이브필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현행법상 체육시설 설치 주체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이다. 민간이 경기장을 짓기 위해서는 3종목 이상의 운동시설 건립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돔구장이 현실화되더라도 인천시와 현재 SSG랜더스 홈구장인 문학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도 해야 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돔구장 건립과 관련해 여러 사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