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셀트리온과 계열사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약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재고 자산 손실액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6.43% 하락한 16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2.31%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폭의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26조9000억 원에서 22조1000억 원으로 이틀 만에 4조8000억 원이 증발했다. 시총 순위도 10위에서 15위로 주저앉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주가가 이틀 동안 각각 18.96%, 18.98% 하락했다. 셀트리온 3사의 시가총액은 약 8조 원 빠졌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금감원 감리와 감리위원들의 개별 의견을 참고해 오는 19일 셀트리온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전문기구인 감리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의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에 대한 2010~2020년 감리(회계조사) 결과를 놓고 지난해 11월 9일부터 지난 7일까지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2018년 당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국내 제품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 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이 고의로 매출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여부를 놓고 감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셀트리온 경영진 등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증선위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위와 금감원은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한 감리위원회 절차가 진행중으로 일부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조치 여부 및 조치 내용 등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종 회계 위반으로 결론이 날 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 심의 개시한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15일 이내 결정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 결정에서는 회계 위반의 고의성이 핵심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규모로 결정되는 중요도에 따라 검찰 통보 및 고발 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셀트리온에 대한 검찰 통보 및 고발이 진행될 경우 회계처리기준 위반 규모가 자기자본의 2.5%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며 “자본금 전액 잠식일 경우에도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이나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김형기 대표이사가 자사주 1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김 대표의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 주식은 12만1426주(0.08%)로 늘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김 대표는 회사의 본질적 가치가 굳건한 가운데 최근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책임 경영을 실현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