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부채, 92.6조 달러로 팬데믹 전보다 20% 급증

입력 2022-01-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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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금리 인상 악순환에 새 악재
글로벌 경제 주요 리스크 부각
중국, 신흥국 부채 증가분 80% 차지
“부채 위기 벗어나려면 6~7년 걸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규모 재정 지출 등으로 신흥국 부채가 가파르게 늘면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신흥국 부채는 2021년 9월 말 기준 92조6000억 달러(약 11경194조 원)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직전인 2919년 말 대비 20% 증가했다고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신흥국 부채 증가율은 2010년 이후로는 약 7% 수준이었지만, 최근 수년간 10% 이상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그 증가폭은 더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 경제회복을 저해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채마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경제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부채 문제에서도 선진국과 신흥국의 양극화가 훨씬 뚜렷해졌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세계 전체 부채는 지난해 6월 296조 달러로 사상 최대로 팽창하고 나서 같은 해 말에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부채 상황도 갈리고 있다.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410%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지만, 3개월 전과 비교하면 7%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반면 신흥국 총부채 비율은 247%로 3개월 만에 1%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신흥국 부채는 2020년 말 이후 분기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를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신흥국 부채 증가분의 80%를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차지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으로 기업이 자금 조달을 서두른 영향도 있어서 중국의 부채는 2019년 말 이후 13조7000억 달러 증가했다.

중국 이외 신흥국에서도 부채 확대가 눈에 띈다. 이들의 부채는 2021년 9월 말에 36조4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달 말 TV 인터뷰에서 “부채위기에서 벗어나려면 6~7년이 걸린다”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다. 2020년 마이너스(-) 2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대응으로 재정 팽창이 멈추지 않아 부채 비율은 GDP 대비 150%를 넘고 있다. 인도나 칠레, 필리핀에서도 정부 부채 확대가 멈추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신흥국이 앞으로 부채를 줄이기가 한층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한 상태여서 달러화 가치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신흥국들은 달러 표시 외채 상환 부담을 더 지게 된다.

아울러 식품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신흥국들도 자체적으로 경제 열기를 식히는 금리 인상에 내몰리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0.06%로 2015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7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 기준금리가 9.25%로 4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러시아도 식료품 가격 상승에 중앙은행이 지난달 7회 연속 금리를 올리는 등 브라질과 상황이 비슷하다.

신흥국들은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와 러시아 경제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에도 위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변이 출현 등으로 경제회복 전망이 도무지 나오지 않는 점이 다르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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