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금리 얼마나 더 오를까

입력 2022-01-14 14:11 수정 2022-01-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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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금리 추가 인상 필요"… 연내 2~3회 더 오를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4일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까지 끌어올렸다. 작년 8월, 11월에 이어 올 1월까지 6개월 새 세 차례, 총 0.75%포인트 금리가 인상됐는데, 올해에만 한두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가계부채 등 금융 불균형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데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1.50%도 긴축 아냐

이날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1.25%에 이르렀지만, 금통위는 여전히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가 기준 금리 인상을 발표한 후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현재 경제 상황, 성장, 물가 등 여러 기준을 놓고 평가하게 된다"며 "오늘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 그리고 전망 등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배경 중 하나로 금융 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경제 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한 차례 추가 인상해도 통화정책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의 경제 흐름, 저희가 추정하는 중립금리 수준, 준칙금리 여러 가지 기준으로 비춰 보면 기준금리가 연 1.5%로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긴축으로 볼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예상처럼 최소한 1.50~1.75%까지 금리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LG경영연구원은 2022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에도 한국은행은 1월과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적정금리 기준으로 자주 사용되는 테일러 준칙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올해 말 적정금리 수준을 2% 내외로 도출했다. 테일러 준칙은 실제인플레이션율과 실제경제성장률이 각각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잠재성장률을 벗어날 경우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한다는 이론이다.

높아지는 물가 상승률

현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상황에 견줘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려는 이유다.

이주열 총재는 "한달 전 물가상황 설명할 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를 웃도는 수준으로 염두에 뒀는데, 불과 한달 사이 우리(한은) 예상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고 범위도 넓은 것을 확인했다"고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올해 연간 상승률이 2.5%를 웃돌아 2%대 중후반이 되는 것으로, 그렇게 기존 전망(2.0%)을 큰 폭으로 조정할 예정"이라며 "공급병목으로 상승 압력을 받는 대상 품목이 점차 확대되고, 올해 들어 업체들이 (생산자 물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경향도 뚜렷한 만큼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꽤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9월 2.5%로 6개월 연속 2%를 웃돌다가 10월(3.2%) 3%를 넘어섰다. 더구나 이후 11월(3.8%)과 12월(3.7%)까지 4분기 3개월간 3%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미국 연준 긴축 움직임도 중요 고려요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움직임도 향후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의 충격을 줄이려면 한은으로서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먼저 올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날 금통위의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단 미국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커졌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경우에는 미 연준보다 좀 한두 발짝 더 먼저 움직였고,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가 있다"며 "보다 선제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앞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국내 경제를 좀 우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생각보다 빨라지고 긴축의 강도가 세진다면 그것 또한 저희한테는 상당히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고려요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계 대출 폭등 우려도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대출 이자 증가 등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 0.25%p 올리면서 작년 8월 이후 5개월 사이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9조6000억 원 늘었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칠) 부채 리스크를 볼 때 일차적으로 저희가 좀 들여다봐야 할 것은 소위 금융시스템 차원의 리스크"라며 "늘어난 부채의 75% 정도가 고신용자인 만큼 상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잉유동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취약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자영업과 저소득층에 대한 부채 조정 노력과 저금리 대출 규모 확대 등의 미시적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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