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취업자가 36만9000명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 타격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인 21만8000명이나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와 수출 호조 덕분이다. 비대면·디지털 산업 등의 고용도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의 취업자는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취업자는 전년보다 36만9000명 늘어난 2727만3000명이었다. 세금일자리가 많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19만8000명 증가했고, 운수·창고업 10만3000명, 건설업 7만4000명 플러스였다. 반면 도소매업(-15만 명), 숙박음식업(-4만7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개인서비스(-5만5000명)는 전년에 이어 큰 폭 줄었다. 주로 취약계층이 종사하는 대면서비스 업종이다. 제조업(-8000명)도 줄곧 감소세다.
연령대별로 60대 이상(33만 명)이 늘어난 취업자의 90% 가까이 차지했다. 재정을 투입한 단기 알바성 일자리가 많다. 20대(10만5000명)와 50대(6만6000명)도 증가했지만, 경제활동 중추인 30대(-10만7000명), 40대(-3만5000명)는 계속 마이너스다. 자영업이 무너지는 현상도 뚜렷하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6만5000명 줄어 3년째 감소세를 보였다. 직원을 내보냈거나 ‘나홀로 사장’, 또는 무인판매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4만7000명 증가했다.
작년 12월에는 취업자가 2729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77만3000명 늘었다. 2014년 2월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취업자수가 코로나 이전 고점인 2020년 2월의 100.2% 수준으로 회복됐고, 고용의 양과 질 모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30·40대도 인구감소를 고려하면 실제 취업자수는 늘어났으며, 민간 고용 증가로 정부의 재정일자리인 공공행정·보건복지업 등의 취업자가 전체 증가 수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 줄었다는 것이다.
고용시장이 지표상으로는 코로나 충격의 최악 상황을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비대면과 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로 활로를 찾아가고 수출 호조가 떠받치고 있다. 그럼에도 고용개선은 체감되지 않고 취업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무엇보다 질 좋은 제조업 일자리가 계속 쪼그라들고, 취약계층의 고용은 악화일로다. 자영업 몰락 또한 가속화하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만들어 낸다. 재정을 쏟아붓는 단기 일자리로 고용을 계속 지탱할 수는 없다. 기업의 활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 말고 다른 해결책이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기업의 손발을 묶고 있는 규제의 혁파로 투자와 신산업 확대를 이끌고, 노동시장 개혁으로 고용여력을 창출하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