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중국, 올림픽 앞두고 잇단 봉쇄...글로벌 인플레 부채질 우려

입력 2022-01-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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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개 도시 봉쇄...2000만 명 외출 금지
골드만삭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4.8%서 4.3%로 하향
삼성전자·도요타·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 중국 생산 차질
미국 상점 진열대도 텅텅 비어

▲중국 산시성 시안의 대학교 운동장에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서 있다. 시안/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산시성 시안의 대학교 운동장에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서 있다. 시안/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3개 도시를 잇따라 봉쇄했다. 내달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력한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로 공장과 항구 운영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국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전략에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50만 인구의 허난성 안양시에서 9∼10일 26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2명은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시 당국은 일부 긴급한 사유를 제외하고 주민 외출을 금지했다.

이에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봉쇄된 중국 도시가 3곳으로 늘어났다. 앞서 산시성 시안(1300만 명)은 지난달 23일, 허난성 위저우(110만 명)는 지난 3일 도시 전체 봉쇄에 돌입했다. 중국에서 현재 외출이 금지된 주민 수만 모두 2000만 명에 육박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불과 23일 앞둔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에 베이징 턱밑까지 뚫리면서 당국이 초비상에 걸렸다. 베이징에서 142km 떨어진 톈진에서 최소 40명이 오미크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국의 강력한 봉쇄 조치로 세계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8%에서 4.3%로 0.5%포인트 낮췄다.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2위 대국인 만큼 글로벌 경제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와 전망. 검은색: 실제 성장률/분홍색: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하늘색: 올해 중국 정부 성장률 목표 예상치. 출처 블룸버그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와 전망. 검은색: 실제 성장률/분홍색: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하늘색: 올해 중국 정부 성장률 목표 예상치. 출처 블룸버그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생산은 이미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톈진 공장 운영을 10~11일 이틀간 중단했다. 시 당국이 1400만 주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전수검사에 착수한 여파다.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도 톈진 공장을 폐쇄했다. 앞서 중국 저장성 항구도시 닝보에 위치한 공장도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해 문을 닫았다.

산시성 시안 봉쇄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두 곳도 생산에 타격을 입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이 생산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량도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생산량의 약 40%, 전 세계 생산량의 약 10%를 담당한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시안 공장의 근무 인력이 줄어 D램 생산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유니클로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선저우인터내셔널그룹도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타격을 입은 글로벌 공급망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HSBC 아시아경제리서치 책임자인 프레드릭 뉴먼은 “오미크론발 봉쇄 위험은 글로벌 공급을 크게 후퇴시킬 수 있다”며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면 상황은 작년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상점 진열대가 텅텅 비는 현상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CNN은 오미크론발(發) 인력난과 공급망 타격 여파로 미국 전역의 식료품점 선반이 텅 비고 있다며 식품 산업 공급망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공급 문제는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더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7%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의 6.8%를 넘어 40년래 최대 폭 상승을 기록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의 지난해 11월 기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8%로 집계돼 1996년 5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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