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사태 일파만파...회계 기준 강화해야 vs 기업 부담 커져

입력 2022-01-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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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 ‘오스템임플란트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를 계기로 자산 규모가 작은 회사들까지 회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등장하는 가운데 죄 없는 다른 기업의 부담이 감사 가중된다는 의견이 상충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0일 자금 관리를 담당했던 직원 이모 씨의 횡령 및 배임 혐의 발생 금액을 2215억 원이라고 정정 공시했다. 이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기자본 대비 108.18% 수준으로 지난 3일 공시한 1880억 원에서 335억 원이 늘어났다. 이 씨가 2020년도 4분기와 2021년 각각 235억 원, 100억 원을 출금한 후 반환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2조 원 이상의 기업에서 직원 한 명의 천문학적인 회삿돈 횡령이 가능했던 배경은 허술한 내부감사 시스템 때문이다. 상법상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오스템임플란트의 자산총계는 지난 3분기 기준 1조2370억 원으로 상근감사만 선임한 상태다.

조재두 감사는 2019년 3월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 추천으로 선임된 후 2020년 6회, 2021년 11회에 걸쳐 외부감사인 선임,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승인,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및 평가 보고 등의 업무를 수행했지만 2000억 원 이상의 회삿돈이 유출되는 걸 포착하지 못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상 회사는 거래 기록, 거래 승인, 자산의 보관에 대한 책임을 분리해 두 명 이상이 프로세스상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의 지정감사를 맡았던 삼덕회계법인도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중대한 취약점 및 개선대책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근본적인 현행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코스피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 목소리가 있다.

시장 관계자 A 씨는 “코스닥뿐만 아니라 코스피 내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도 자산 규모가 2조 원이 넘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련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들 중 내부감사 시스템이 오스템임플란트처럼 취약한 곳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코스피판 오스템임플란트 사태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 기업의 특이 사건을 계기로 감사 시스템 강화를 모든 기업에 확대 적용하는 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시장 관계자 B 씨는 “특정 기업에서 일어난 단 한 건의 사례를 일반화시켜 상장 기업 전체에 감사 부담을 가중시키는 게 과연 모두를 위해 올바른 판단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분위기에 휩쓸려 모두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을 때 성실하게 회계감사를 한 기업은 억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해당 종목 거래가 정지되며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의 피해 대책 마련안에 대해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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