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연준 올해 금리 5차례 올릴 수도…시장, 비관론 vs. 낙관론 교차

입력 2022-01-11 16:59 수정 2022-01-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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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JP모건 등 일제히 금리인상 횟수 예상치 늘려
예상보다 심각한 인플레에 공격적 행보 관측
WSJ, 연준 불확실성에 투자 자제 권유
다이먼 “미국 경제, 대공황 이후 가장 훌륭한 성장 이룰 것”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 월가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 월가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AP뉴시스
월가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한 데 이어, 금리 인상 횟수 예상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달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 조치를 가속화하기로 한 것을 지지한다”고 밝혀 월가의 전망에 힘을 보탰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두 배로 늘리면서 점도표를 통해 올해 3차례 기준금리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최근 급격하게 매파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시장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시장이 점치는 올해 3월 금리 인상 착수 가능성은 80%로 치솟은 상태다. 월가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3회에서 4회로 올려잡았는데, 이날은 5회 전망이 나왔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4~5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어느 시점부터는 모든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연준이 4차례만 금리 인상을 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기준금리를 5회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 모두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심각해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에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WSJ는 이날 올해 추천하는 투자 전략으로 ‘자제’를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WSJ는 “연준이 1990년대에 시장의 전망은 물론 자신의 예상에도 반하는 형태로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한 적이 있다”며 “올해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이미 급등한 상태에서 금리 인상 이슈가 겹치면서 예년보다 성과가 저조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뉴욕증시 S&P500지수의 수익률(배당 포함)은 지난해 28.7%로 최근 50년 사이 7번째로 높았다. 물론 S&P500지수가 과거 1995년부터 5년 연속 20~30%대 수익률을 기록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끝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였다.

반면 다이먼 JP모건 CEO는 금리의 가파른 인상 전망에도 경제 성장에 대해 낙관했다. 그는 “올해 우리는 대공황 이후 가장 훌륭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꽤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들의 재무 상태가 과거 어느 때보다 나아졌다는 것이 근거다. 그는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25% 더 많이 지출하고, 채무상환비율은 우리가 지난 50년간 집계한 이래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이먼도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 충격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이 움직이면서 아마도 증시 투자자들은 시끌벅적한 한 해를 인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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