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ㆍ사우디아라비아ㆍ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 일정이 공식 발표되기 전에 국민의힘에서 논평을 통해 이를 공개한 것을 두고 “명백한 외교 결례”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은 이날 오후 5시 발표됐다. 이에 앞서 장영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새해 벽두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소식이 들려온다”며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 국가들이 거론된다”고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사전에 공개해 논란이 됐다.
경호상 대외비로 부쳐지는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은 통상 상대국과 엠바고를 걸고 같은 시간대에 언론에 공식 발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3개국과 합의한 공식 발표 시점을 어기고 사전에 노출하자 청와대는 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회담 등 대통령의 외교 일정은 상대국과 협의를 통해 약속된 시간에 공식 발표하는 것이 외교적 관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날 야당이 대통령 순방 일정을 포함하는 논평을 낸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외교의 본질은 상대국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국익을 추구하는 것에 있다”며 “공식 발표 전에 순방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를 넘어서 상대국과의 신뢰관계를 훼손하는 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정상외교는 그 어느 때보다 국제무대에서 높은 위상을 보이며 실질적인 성과로 국익에 기여하고 있다”며 “수권정당이 되고 싶은 야당이라면 외교적 고려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