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앞에 고개 숙인 윤석열 "공약 맡기고 검토받게 할 것"

입력 2022-01-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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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과 달라진 모습…청년 이야기 귀 기울여
이준석 없는 행보로 20·30 표심 가능할까
청년 보좌들, 비판 높이며 자리 떠나기도
20대 지지율 18%·30대 지지율 16%로 저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보좌역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보좌역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청년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빠른 사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청년과 소통에 직접 나섰다. 다만 청년의 표심을 대변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을 보이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양새다. 청년들 역시 윤 후보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윤 후보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보좌역들과 ‘변화와 쇄신’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각 부서 청년보좌로 활동하는 청년들이 자리해 윤 후보를 향한 건의사항 등을 전달했다.

윤 후보는 전날 선대위 쇄신과 동시에 20·30 청년을 중심으로 실무를 꾸리겠다고 한 만큼 이번 행사에 힘을 실었다. 1시간 가량 모든 청년 보좌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받아 적으며 관심을 보였다.

윤 후보는 청년들이 선대위 내부에서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약속했다. 그는 "(정책본부장에게) 자문 교수나 전문가 그룹에서 오는 자료를 바탕으로 뭘 추출할지, 어떤 이슈를 잡을지,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하는 걸 청년에게 먼저 맡기고 검토를 받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시지도 청년이 검토하는 것이 경험 많고 이쪽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들보다도 판단이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청년 간담회 중 발생한 촌극에 대해서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청년 간담회에 스피커폰을 통해 참여해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선거대책기구 차원에서 청년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많아서 거기에 대해 차후에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하는 과정에 있어서 제가 볼 때 부적절한 게 많았다"고 반성했다.

달라진 윤 후보의 태도와 달리 청년 표심을 대변하는 이 대표와 갈등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이 대표가 제안한 거리 인사를 뒤늦게 진행했지만, 불쾌감을 느낀 이 대표는 이철규 의원의 전략기획부총장 임명 등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거리 인사 일정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개입이 없다면 쉽게 이뤄질 수 있는데도 뒤늦게 이뤄지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윤 후보의 일정을 두고 윤핵관들의 입김이 작용해 제대로 된 메시지 전달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장이다. 당 대표 측근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거리 인사 일정을 위해 윤 후보의 의상까지 준비해 놓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이철규 의원이 권성동 의원과 친분이 있는 만큼, 권 의원이 직에서 물러났음에도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이 전날 청년 간담회 일정에 사회를 본 점도 이 대표로서는 탐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윤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와 10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결국 갈등을 풀지 않은 채로 이 의원 인선을 강행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년보좌들도 불만을 드러냈다. 한상현 청년보좌는 "권성동 의원이 정말 물러난 게 맞냐. 소위 지껄이는 윤핵관을 말릴 생각이 있냐"며 "신지예는 하면서 이준석은 왜 버리냐"라고 비꼬았다. 이후 "간신들, 아첨꾼들, 십상시만 가득하다. 그들을 버리시고 민심의 심판대 위에 다시 서시라"며 "당에 울리는 경종이 되길 바란다"고 직을 내려놓은 채 당사를 빠져나가기도 했다.

다른 청년보좌들도 이 대표가 없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후보가 변화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전날 청년간담회 후 사퇴 의사를 밝힌 곽승용 청년보좌는 "이 대표는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표와 같이 가셔야 한다"며 "오늘 이 대표 탄핵 결의안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걸 보고 선거 지려고 작정했구나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앞으로 우리 중앙선대기구의 청년 관련 행사는 우리 간부들이 주도하지 말고 청년에게 다 맡기시라"며 "누가 하든 청년 아닌 사람이 이 행사 기획에 끼어들지 않도록 제가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주신 말씀 중에 보면 서로 다른 말씀들이 있는데 그 부분을 제가 여러분 의견을 다시 들어서 그건 방향을 좀 잡도록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20·30 표심을 회복하지 못했다. 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8%포인트(P) 뒤처진 28%를 기록했다. 18~29세에서도 이 후보보다 3%P 떨어진 18%를 기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7%로 나타났다. 30대에선 이 후보가 40%, 윤 후보가 16%를 보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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