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두 손을 맞잡았다. 전임 위원장과 금감원정 사이에서 되풀이됐던 갈등을 잠재우고 공조와 협업체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6일 새해를 맞이해 올해 신년 회동을 했다. 고 위원장이 직접 금감원을 찾았다. 지난 9월 2일 첫 만남 이후 약 4개월여 만이다. 예상된 회동 시간 30분을 훌쩍 넘겨 약 45분간 진행됐다.
두 수장의 만남이 금융당국 간 해묵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전임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은 갈등설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무엇보다 예산, 인력 독립을 두고는 정면으로 맞서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이를 의식한 듯 고 위원장은 회동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임종룡 위원장 계실 때 방문하면서 금융개혁 혼연일체라고 쓴 액자 글씨 액자를 선물로 가지고 왔던 기억이 난다"고 금감원과의 인연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혼연일체라는 말이 행동과 생각이 한 몸처럼 된다는 것인데, 지난해 9월 금감원장님 만날 때도 분명히 금감원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다"라며 "과거 갈등하고 의견 대립도 있었지만 정 원장과 제가 취임한 이후 상호 협력 관계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 위원장과 정 원장은 코로나19 재확산, 글로벌 금융정책 정상화 기조, 국내외 금융불균형 누적 등 우리 경제・금융이 처한 불확실성과 환경변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특히, 가계부채 위험, 자영업자부채 누증, 비은행권 리스크 등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처를 금년도 양 기관의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리스크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나가기로 약속했다.
고 위원장은 "금감원의 인력이 적재적소에 보강・배돼 최근 금융의 디지털전환 등 주요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금융취약계층 보호에 전력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예산을 크게 늘리면서 80여 명의 인력충원 됐고, 금융데이터실을 신설했다.
고 위원장은 "새로운 유형의 위험에 대한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 등에서 빈틈없는 금융감독을 담당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원장은 "인력과 조직 보강을 계기로, 금감원의 감독역량을 확충해 나가겠다"라고 답했다.
두 수장은 법과 원칙에 기반하여 사전적・사후적 감독의 균형을 도모하면서 사전 예방적 소비자보호에 중점을 두고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에서의 양 기관 공조와 협업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을 재확인했다"며 "금융 불균형 완화를 통해 금융안정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확산을 비롯한 금융산업 여건변화 등 당면한 도전요인들을 혁신의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