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가로세로연구소는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2017년 구속돼 갇힌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유영하 변호사가 엮은 것이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돼있다.
책 서문에서 박 전 대통령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국정농단·탄핵 사태에 대해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풀릴 것으로 믿고 있다”며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귀를 닫고 눈을 감아버리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며 “저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만, 또 다른 새로운 발걸음이 시작될 것”이라고도 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가 침몰했던 그 날의 상황은 너무도 충격적이라서 다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무척 힘들다”며 “그날은 몸이 좋지 않아 관저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저는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다”며 “감추려고 한 것도, 감출 이유도 없다. 많은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이 진실이지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 정국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한 지지자가 조국 청문회에 대해 ‘세상이 어지럽다’고 보낸 편지에 그는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며 “그래서 옛 어른들이 ‘말을 할 때는 신중하게 하고, 특히 남에 대한 말을 할 때는 거듭 생각해서 그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쳐왔던 것”이라고 답했다.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가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며 “거짓말이 일부의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도 했다.
책 맺음말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나은 삶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주변 인물의 일탈로 모든 일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공직자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며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제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다”고 했다.
더불어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실망을 드렸음에도 따뜻한 사랑이 담겨있는 편지를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다”고 썼다.
31일 교보문고 일간베스트에 따르면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는 예약 판매만으로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