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화통화 앞두고 우크라에 정찰기 띄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해 50분간 통화했다.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두 정상이 이날 오후 3시 35분(미 동부시간)부터 오후 4시 25분까지 50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지난 7일 화상 정상회담을 한 지 23일 만이다. 이보다 앞서서는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직접 대면 회담을 했다.
이날 두 정상의 전화통화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군사적 긴장이 커지는 우크라이나 정세를 놓고 두 정상이 대화로 긴장 완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이날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의 긴장 완화에 대한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 집결에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 긴장 완화를 위해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침범할 경우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푸틴 대통령은 침공 우려를 일축하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 금지 등 러시아가 요구한 안전보장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옛소련 국가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정치군사연합체인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공식 확약을 원하고 있고, 미국은 이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도 일단 러시아와의 협상에는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러시아는 최근 몇 달간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병력배치를 늘려 내년 초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병력 규모는 최대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국제결제망 퇴출과 수출제한 등 초강력 제재를 검토하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전화통화에 앞서 미 공군은 러시아 군사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 정찰기를 띄웠다고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양국은 내년 1월 10일 제네바에서 실무 협상을 이어간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 대신 미국에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대표로 협상에 나선다. 이어 12일에는 나토와 러시아, 13일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의 연쇄 협상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