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팩터'로 무장한 韓 기업, 'CES 2022'로 집결

입력 2021-12-30 15:00 수정 2021-12-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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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주요 기업, CES 주요 주제로 지속가능성 다뤄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동행' 제시
SK그룹, 6개 계열사 '탄소 중립' 주제별 발표
현대차그룹은 인류 이동 경험 영역 확대에 주안점
현대중공업ㆍ포스코ㆍ두산그룹도 합류

▲세계 초대 IT정보 전시회인 ‘CES’가 내년 1월 오프라인 행사로 돌아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재계 주요 기업 역시 현지 행사를 준비 중이다. 사진은 CES 2020 행사장 풍경.   (이투데이DB)
▲세계 초대 IT정보 전시회인 ‘CES’가 내년 1월 오프라인 행사로 돌아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재계 주요 기업 역시 현지 행사를 준비 중이다. 사진은 CES 2020 행사장 풍경. (이투데이DB)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ㆍ가전 전시회 'CES 2022'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 2년간 CE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만 열렸던 만큼, 오프라인 CES를 기다리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번 CES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들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힐링팩터’(재생능력)이다. 오미크론 변수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CES에 참가하는 만큼, 글로벌 팬데믹 회복은 물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코로나19를 전후로 뒤바뀐 삶의 양식은 물론, 중요도가 부쩍 커진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을 향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내년 1월 5~8일(현지시간) 열리는 CES 2022에선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이라는 주제로 회사 차원의 친환경 비전이 제시된다.

기조연설을 하는 한종희 부회장(DX 부문장)은 이달 중순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제품들을 넘어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역시 삼성전자가 그리는 미래의 중요한 한 축”이라며 “삼성전자는 스마트 기기 전반에 쓰이는 반도체부터 제품이 주는 소비자 경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한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직접 지속 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활동을 다룰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여태까지 삼성전자의 CES 기조연설이 상대적으로 혁신 기술 설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변화다.

이러한 축의 연장선에서 삼성전자는 CES 기간 대표적인 친환경 의류기업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미세 플라스틱을 줄이는 세탁기 콘셉트를 공개할 전망이다.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감소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에 나선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부문을 통합해 'DX 부문'을 출범했는데, 통합 세트사업 차원에서 제시할 새로운 비전도 주목된다.

LG전자는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더 좋은 일상(The Better Life You Deserve)’이라는 주제로 혁신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미래 비전을 소개한다. 다만 CES 현장을 가상현실 체험 위주로 꾸리고 온라인 행사를 강화하기로 일찌감치 방침을 정한 터라 오프라인 차원의 행보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전시관인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전경 이미지. (사진제공=SK)
▲SK 전시관인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전경 이미지. (사진제공=SK)

SK그룹은 아예 CES 참가 주제를 ‘탄소중립’으로 잡았다. 기존 참가해왔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외에 SK E&S, SK에코플랜트가 처음으로 부스를 열고 신기술을 뽐낸다. 이들 계열사는 SK그룹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ㆍ친환경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 중인 곳이다. 6개 관계사는 넷제로(Net-zero)와 탄소 감축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기울인 노력과 이를 통해 얻은 효과를 주제별로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라는 주제로 로보틱스 비전을 선보인다.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인류가 느끼는 이동의 한계와 불편함을 넘어서게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현대차는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Mobility of Things(MoT)’ 생태계 실현을 위해 ‘PnD(Plug & Drive) 모듈’을 최초로 공개한다. 또한, 로보틱스 기술이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의 경험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할 방법을 예시와 함께 소개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다음 달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전시관과 메타버스가 결합된 공간에서 신개념 공유형 모빌리티 컨셉트카와 미래차 신기술을 선보인다. 사진은 현대모비스 CES 2022 전시관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다음 달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전시관과 메타버스가 결합된 공간에서 신개념 공유형 모빌리티 컨셉트카와 미래차 신기술을 선보인다. 사진은 현대모비스 CES 2022 전시관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도 일반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모베드는 직육면체 모양의 몸체에 독립적인 기능성 바퀴 네 개를 갖춰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수평을 유지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의 간격(휠베이스)을 최대 20㎝ 늘리거나 줄일 수도 있다. 흔들림을 최소화해 배송 서비스, 촬영 장비 등에 사용할 수 있고, 노인과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1인용 모빌리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도 부스에 전시한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의 비전을 이어받아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2종을 공개한다.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엠비전 팝(POP)’과 ‘엠 비전 투고(2GO)’다. 두 차량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바퀴를 장착해 옆으로 주행(크랩)하거나 제자리 회전도 할 수 있다. 좁은 도심 환경에서 사람이나 물류의 편리한 이동을 도울 수 있다.

▲두산이 ‘CES 2022’에 참가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첨단 미래기술을 선보인다. (사진제공=두산)
▲두산이 ‘CES 2022’에 참가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첨단 미래기술을 선보인다. (사진제공=두산)

국내 대표 중후장대 기업들도 CES에 모습을 비춘다.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인 수소 관련 기술과 인공지능ㆍ자율주행을 통한 전통 제조업 혁신이 주를 이룬다.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 기술 기반의 해양모빌리티 미래상을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아비커스’의 완전자율운항 레저보트 모형을 공개한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그룹이 설립한 자율운항, 항해시스템 개발 전문기업이다.

그룹사인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현대일렉트릭은 그린 수소를 해상에서 생산해 저장한 뒤 육상으로 운반해 판매하는 사업 밸류체인을 소개한다.

자동차,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모이는 ‘웨스트홀’에 부스를 튼 두산그룹도 수소를 위주로 친환경 미래사업을 선보인다. 두산퓨얼셀이 개발 중인 ‘트라이젠(연료전지를 활용해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부터,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두산중공업의 ‘친환경 수소터빈’도 CES에서 만날 수 있다.

포스코는 미래를 위한 성장 포인트로 ‘산·학·연 협력’을 내세웠다. 포스코는 이번 CES에서 그룹의 미래 신성장 사업을 발굴 및 투자하는 ‘포스코형 벤처플랫폼’을 소개한다. 포스코 육성 벤처기업 6개, 포스코인터내셔널 육성 벤처기업 2개, 포스텍 창업 벤처기업 5개 등 총 13개 벤처기업이 기술을 뽐낸다. 이 중엔 ‘꿈의 신소재’이자 친환경 원재료로 분류되는 그래핀양산 체제를 구축한 그래핀스퀘어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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