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인력난에 확진자 격리기간 단축 나서
프랑스·이탈리아도 검토 중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인용해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7일 기준 144만90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보수적인 지표인 7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도 84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보고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도 그만큼 폭증하는 것이다.
홍콩대 연구진은 이달 중순 “오미크론이 입원·사망 위험은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낮지만, 대신 델타 변이보다 바이러스 증식 속도가 최대 70배 이상 빠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미국과 유럽이 신규 확진자 수 기준으로 자체 기록을 새로 쓰면서 각국 보건 시스템에도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는 28일 기준 24시간 동안 신규 확진자가 17만9807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유럽 내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직전 기록이 25일의 10만4611명이었는데, 불과 사흘 만에 72%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대로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프랑스가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일일 신규 확진자 20만 명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도 같은 날 12만9471명, 이탈리아 7만8313명으로 역대 최다 일일 확진자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1만여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미국은 크리스마스 연휴 대규모 항공편 결항 사태 이후 무증상 확진자의 자가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5일로 절반 축소했다. 영국도 무증상 감염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또 6~7일째 두 번의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격리 해제하기로 했다.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확진자·밀접접촉자 자가격리 단축을 시사했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음성 판정을 받지 않은 채 단지 무증상 상태에서 마스크만 쓰고 일상에 복귀하면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미크론 중증 위험이 낮아도 일단 확진자가 급증하면 병상 확보 어려움이나 의료 인력 부족 등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만 오미크론 감염 후 회복한 경우 중증도 위험이 강한 델타에 내성이 생겨 현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다. 남아공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는 동료검토 전 논문에서 소규모(33명) 그룹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오미크론 확진자들에게서 2주 후 14배에 달하는 오미크론 변이 중화력이 확인됐고, 델타 변이 중화력도 4배로 강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