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조정을 거친 올해 국내 증시에서 큰손인 국민연금공단이 건설, 소비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수요 회복에 실적 개선 등을 전망한 투자로 보인다. 반면 화학, 금융 종목은 주식을 내다 팔아 비중을 조절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가진 상장회사는 258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코스맥스(14.25%)였다. 뒤이어 LIG넥스원(14.21%), 신세계인터내셔날(13.47%), 롯데정밀화학(13.47%), DL이앤씨(13.41%), BNK금융지주(13.21%), 티와이홀딩스(13.13%), DB하이텍(13.12%), LS(13.07%), GS건설(13.05%) 등이 상위 10위권에 있었다.
연초만 해도 한솔케미칼(13.55%)을 가장 많이 들고 있었는데, 1년 새 재빠르게 포트폴리오를 교체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금융지주, 한올바이오파마, 삼성증권 등의 주식을 팔며 비중을 축소했다.
연초와 비교할 때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이 눈에 띄게 변한 종목은 코스맥스다. 1월 4일 12.95%에서 이달 27일 14.25%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11.00%에서 13.47%로 늘었고, 티와이홀딩스가 12.81%에서 13.13%로 지분이 증가했다. 대표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은 10.71%에서 14.21%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한솔케미칼은 13.55%에서 12.32%로 줄었고 한국금융지주는 13.49%에서 11.18%로 바뀌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 13.48%에서 8.39%로, 삼성증권은 13.43%에서 12.41%로 지분이 낮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소비, 건설 등의 업종을 장바구니에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를 대거 바꾼 배경엔 업황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 관련 종목은 백신 접종효과 등으로 리오프닝(경기 재개) 기대가 다시 반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이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 화장품 산업에 대해 “지난달 소비 심리는 3개월째 상승한 바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 치명률 간 역관계만 깨지지 않는다면 소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섬유 및 의복 업종을 두고 “점진적으로 일상생활이 정상화하는 방향은 변함없다”면서 “주가가 떨어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마저 없어 중장기적으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건설 종목은 3분기 실적 부진과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여야 대선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외치고 있어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영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정부의 주택 공급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불안정한 장세가 예상되나, 대선 관련 이슈가 해소되면 결과와는 상관없이 건설주가 기존의 상승 동력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건설 업종 전망에 대해 “내년 주택 분양, 해외 수주 개선이 예상된다”며 “GS건설, DL이앤씨 등에 관심을 가질만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