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지역내총생산이 전년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2020년 지역소득(잠정)’ 자료에서 지난해 전국 실질 지역내총생산이 운수업, 숙박·음식점업 등의 부진으로 전년보다 0.8% 줄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첫 역성장이다. 시·도별로 세종(5.1%), 충북(1.3%), 경기(1.1%), 대전(0.9%), 전북(0.1%)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감소했다. 울산과 제주는 감소 폭이 각각 7.2%, 6.6%였다.
지역내총생산 감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부진에 기인한다. 울산은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생산이 각각 8.3%, 8.7% 감소했다. 제주는 건설업이 19.2%, 운수업은 29.8% 줄었다. 서울은 숙박·음식점업(-21.4%)과 도·소매업(-4.2%) 등 대면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전국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면 수도권은 0.2% 늘었지만, 비수도권은 2.0% 감소했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5개 지역이 증가하고 12개 지역이 감소했는데 5개 지역 중 하나가 경기도”라며 “그런데 경기도가 (수도권에서도) 비중이 굉장히 크다”고 설명했다.
지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실질)은 세종(4.7%)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2.3% 줄었다. 전반적으로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줄고, 정부소비가 감소분을 일부 보전했다. 그나마 총고정자본형성은 건설·설비투자 증가로 3.0% 증가했다.
지역총소득은 1951조 원으로 전년보다 7조 원(0.4%) 증가했다. 경기(521조 원), 서울(466조 원) 순으로 크고, 세종(13조 원), 제주(20조 원) 순으로 작았다.
지난해 1인당 주요지표를 보면, 지역내총생산은 울산(6020만 원), 충남(5172만 원) 등이 전국 평균(3739만 원)을 웃돌고, 대구(2396만 원), 부산(2743만 원)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1인당 민간소비는 서울(2126만 원), 울산(1771만 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1인당 지역총소득은 울산(5232만 원), 서울(4855만 원) 등에서 전국 평균(3768만 원)을 상회했고, 1인당 개인소득은 서울(2406만 원), 울산(2356만 원) 등에서 전국 평균(2120만 원)을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