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차별 현상이 발생한 것은 분야별로 부동산 수요자의 생활, 일, 부동산 사용 방식이 다르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회복은 지역과 산업 전반에서 차별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부동산 분야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
산업용 부동산과 공동주택은 이익을 보고 있다. 산업용 부동산은 온라인 매출 급증으로 임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거래량과 가격도 강세다. 미국의 경우 공실률은 작년에 공급이 늘면서 두 부문 모두에서 약간 늘었다. 임차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두 부문의 임대료는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수준까지 회복되었고 내년에도 강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부동산 분야는 시장 상황이 별로다. 여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호텔은 계속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많은 호텔이 문을 닫거나, 필수 인력으로 코로나 임시 보호소 역할을 하면서 버티고 있다. 차로 쉽게 갈 수 있는 국내 레저 호텔은 그나마 상황이 낫고, 항공기를 이용하는 국내외 여행은 코로나 통제로 어렵다. 해외 비즈니스와 관광 여행은 수년 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힘들다. 당분간은 부유층이나 회사 출장 여행자에게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소매 부동산의 장기 하락은 금융위기 이전부터 시작돼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폐점과 공실은 계속 치솟을 것이다. 특히 2등급 쇼핑몰,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없는 쇼핑센터, 명품 거리의 고급 소매점과 식당 등의 전망은 어둡다. 하지만 필수 생활 관련 식료품점, 달러 상점, 주택개조용품점은 좋아 보인다.
오피스 부문은 코로나19로 건강이 중요해지면서 새 건물을 선호하는 ‘품질로의 전환’이라는 재설정이 시작됐다. 지역과 품질 모두에서 높은 수준의 차별화가 요구되고 있다. 전통적인 사무실 장기임대 관례보다는 탄력적 단기 임대가 선호된다.
데이터센터, 생명과학 건물, 학생 주택과 같은 덜 전통적인 상업용 부동산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거래량 증가는 이러한 틈새시장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값비싼 대도시 도심보다 작고 저렴한 시장으로 투자자와 세입자의 선호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사용자의 공간 선호지역이 바뀌면서 점점 더 선벨트 같은 성장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도시 시장은 결국 회복된다. 지금은 가격이 높기에 약간 선호도가 내려가 있을 뿐이다.
사무실 입주 회사들의 경우 인재가 많은 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당장에는 대도시보다 인재를 끌어들이는 2차 시장이 회복을 주도할 전망이다. 여러 코로나 변이의 등장으로 일자리 성장이 둔화되면서 저임금 직종에 속한 많은 부동산 기업이 필요 인력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역사를 보면 경기 침체기의 실직은 재택근무가 어려운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됐고, 일자리 증가 시기에는 고임금 근로자에게 유리했다.
노동력 부족으로 고용 차등이 확산되면서 중산층 이하의 주택 구매 위기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 부유한 가계는 주식으로 돈을 벌면서 부의 격차를 키웠다. 그래서 중산층 이하에게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일이 글로벌 인프라의 1순위 과제가 됐다. 미국은 기회 특구 제도를 활용해 전국 8700여 개 저소득층 지역에서 민간 자본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부동산 분야별로 상황을 판단해 가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