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 비혼 장려 드라마?…‘며느라기’, K-시월드가 뭔지 보여준다

입력 2021-12-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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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카카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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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사춘기와 갱년기처럼 며느리가 되면 겪는 시기를 뜻하는 단어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는 시집살이 풍경을 꼬집으며, 새내기 부부의 좌충우돌 결혼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이다. ‘며느라기’를 보고 있자면,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시월드’에 적응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며느라기’는 명절, 제사, 시어머니 생신, 육아 등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구 하나 나쁜 사람은 없는 ‘K시월드’ 캐릭터들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며느리, 고부 갈등으로 고민하는 남편들, 자녀 부부와 세대 갈등을 겪는 시부모, 가족 속에서 시월드 갈등을 대리 체험하는 미혼 남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청자층이 드라마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해 가는 이색 풍경도 펼쳐졌다.

드라마에서 갓 결혼한 민사린(박하선)은 사랑하는 남편과, 남편의 가족을 위해 내 감정을 뒤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착한 며느리가 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아들 밥 걱정만 하는 시어머니를 보며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다.

▲사진제공=카카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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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의 일례로 드라마에서는 우리가 늘상 봐왔던 명절의 풍경이 그려진다. 함께 일어나 음식을 하기로 한 남편은 잠에서 깨지 않고,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도마질 소리에 깨 부엌으로 나간다. 뒤늦게 나온 남편은 “쟤가 뭘 할 줄 아느냐”는 시어머니의 만류에 부엌에서 쫓겨난다. 차례를 마친 후 식사를 할 때도 남자들은 큰 상에, 여자들은 작은 상에 각각 모여 식사한다. 성차별적 요소 다분한 장면이다. 명절에 시가부터 찾아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가사노동 또한 불평등한 우리 사회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가사노동은 명절 불평등 1순위로 꼽힌다. 과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조합원 6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석 명절연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3.2%는 ‘명절 가사노동을 여성들이 주로하고 남성이 거드는 정도’라고 답했다. ‘온 가족이 공평하게 분담한다’ 21.5%였다.

명절에 시가 또는 처가를 찾는 순서 역시 평등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대게 시가를 먼저 방문한 후 친정에 가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또 명절에 가족을 만나 사용하게 되는 불평등한 호칭도 문제점으로 대두된다. 아내가 남편의 동기를 부를 때는 도련님, 아가씨 등의 존칭을 사용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동기를 처남, 처제 등으로 부른다.

▲사진제공=카카오TV
▲사진제공=카카오TV

드라마를 보는 미혼 여성은 K-시월드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해가 갈수록 1인 가구는 증가하고, 비혼화와 저출산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결혼으로 인해 기혼 여성의 경력 단절(결혼·임신 및 출산·육아·자녀(초등)교육·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도 늘어나 여성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바야흐로 ‘솔로시대·비혼사회’다. 자발이든 외압이든 생애미혼(평생 비혼)은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실제 20대 절반 이상은 비혼독신(53%)과 무자녀(52.5%)에 동의한다. 그 결과 2020년 1인 가구는 30.4%로 2015년(21.3%)보다 8.7%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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