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최대 위기…김종인 "실수하면 절대 못 이겨"

입력 2021-12-2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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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윤핵관 겨냥 "불협화음"
가족이슈ㆍ실언 등 걸림돌 산적
최다선 의원, 선대위 해산 주장
당내 "윤 후보 안이한 대처" 불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헌화하려다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윤 후보는 결국 추모비 대신 이세종 열사 표지석에 헌화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헌화하려다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윤 후보는 결국 추모비 대신 이세종 열사 표지석에 헌화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거듭되는 악재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준석 당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조수진 공보단장 사퇴 등 조직 내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대위 운영 전권을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넘겼다. 하지만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엔 여전히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선대위 회의를 열고 “국민이 감흥을 느끼는 메시지나 일정이 보이지 않는다. 선대위가 굉장히 느리고 융통성이 없다. 후보도 그렇고 선대위도 그렇고 실수를 하면 절대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5분 이상 선대위를 향해 쓴소리했다. 앞서 “윤 후보는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승리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모습과는 대조된다. 그만큼 위기감을 느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일부 인사를 겨냥해 “어떤 사람은 ‘나는 후보와 가까우니 내 나름대로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다”며 “맡은 임무 외에 자기 기능을 발휘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애초 선대위를 비대한 ‘항공모함’에 비유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과 달리 조직 효율화로 수위는 낮췄지만 윤핵관 등 내부 구성원들을 향해 경고음을 울린 것이다.

하지만, 권성동 사무총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매머드 선대위, 항공모함 선대위라는 비판을 수용한다”면서도 “실상은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상근 인력을 비교해보면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 선대위가 굉장히 슬림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 위원장은 애초 예상과 달리 선대위 재편·슬림화보단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내부적으로 “쇄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김 위원장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 대표 역시 ‘선대위 해체’를 강조하고 있어 선대위 안정화가 쉽지 않다. 여기에 윤 후보를 둘러싼 끊임없는 가족 리스크는 물론 후보 자신의 잇따른 실언으로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모든 인사는 전면 사퇴해야 한다”면서 선대위 해체를 강조했고, 당내 최다선인 5선의 서병수 의원도 “선대위를 해산하고 새로이 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는 ‘윤핵관’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현재 선대위 내 아무 직책이 없는 장 의원이 ‘대표는 옹졸하다’ 등 별의별 소리를 다 한다. 정보력이 좋거나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발언해 당내 갈등을 더욱 키웠다.

설상가상으로 윤 후보 본인도 연일 실언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선 “정권은 교체해야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국민의힘이 진정한 국민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저도 늘 주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해 꺼낸 말이지만, 부득이하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에도 전북 대학생 타운홀미팅에서 "극빈하고 못 배운 사람은 '자유'가 모른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가족 논란도 추가됐다. 윤 후보의 장모 최모(74) 씨는 이날 1심에서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 통장 잔고 증명을 위조했다는 혐의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배우자 김 씨를 둘러싼 허위 경력 기재 논란도 계속됐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씨의 뉴욕대 연수는 서울대의 위탁 프로그램으로 별도 학력이 아닐 가능성도 나왔다. 오마이뉴스는 김 씨의 큐레이터 경력에도 허위 사실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잇따른 논란에 당내에서도 윤 후보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비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를 모르고 선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언어에 대해 모든 걸 조심히 살펴가고 선별해가며 표현 하나, 단어 하나를 써야 한다”며 “더 조심하고 더 가려가면서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기자와 만나 “원내에서도 후보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후보가 여러 논란에 안이하게 대처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70일 넘게 남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대로 가면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분위기 변화가 필요해보인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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