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성장세 ‘리츠‘…금리 인상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21-12-23 15:57 수정 2021-12-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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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회사)가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이 리츠의 성장세를 가로막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리츠는 지난해보다 34개 늘어난 316개로 집계됐다. 리츠의 총자산(AUM) 합계는 72조1000억 원에 달한다. 2001년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 만에 최초로 리츠 개수 30개, 총자산 70조 원을 넘어섰다.

상장 리츠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정부는 2018년 ‘리츠 공모ㆍ상장 활성화 방안’과 2019년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으며 기반을 다졌다. 2018년 말 5개에 불과했던 상장 리츠는 올해에만 5곳이 신규 상장하면서 총 18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4%에 불과하다. 미국(6.7%), 캐나다(3.3%), 일본(2.9%) 등 해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아직 성장 여력이 높다는 평가다.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 수익을 배당한다.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큰 때 대안 투자처로 주목받는 이유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배당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리츠,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주요 리츠들을 담은 ‘리츠인프라ㆍ우선주 혼합지수’는 연초 대비 14.44%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6.30% 오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리츠 시장의 성장성을 제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내년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

리츠는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손익 구조가 단순해 상대적으로 금융비용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자산 운영ㆍ매각에서 얻은 이익 대부분을 배당해야 해서 구조적으로 투자 여력이 낮다. 상장 리츠들은 신규 자산을 편입할 때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활용해 차입금을 조달하거나 유상증자 전략을 택했다. 즉 금리가 오르면 금융비용이 증가해 수익률이 하락하고, 외부적으로는 자산 편입과 상장 동기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임대료를 올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금리 상승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봤다. 대형 리츠의 경우 자산 규모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신용 등급을 통해 자금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고, 높아진 주가를 활용해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채 만기가 도래하거나, 신규 자산 편입을 계획 중이거나, 상장을 목표로 하는 리츠라면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자산 규모가 작은 리츠들은 자금 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자산 편입 시 대형 리츠에 비해 배당 희석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 대형 리츠와 중소형 리츠의 자산 규모 간격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LTV 비율이 과하게 높지 않다면 성장성이 용이한 대형 리츠를 추천한다”며 코람코에너지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를 선호주로 추천했다.

금리 인상이 오히려 리츠 시장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비용 증가 압력이 다양한 산업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지만, 임대료 상승과 차입 조달 다변화로 상장 리츠의 배당금은 훼손되기보다 오히려 상승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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