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국방·검찰 '심각'…언론·시민단체 인식 부정적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10명 중 6명 이상이 한국의 공공부문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과 국방, 검찰 분야의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하고, 언론과 체육계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행정연구원은 '데이터 브리프-문재인정부 5년의 공공부문 부패인식 변화'에서 '정부부문 부패실태에 관한 연구(2021)'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올해 4월 15일~6월 18일 기업체(5인 이상 사업체) 600명, 자영업자(5인 미만 사업체) 400명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와 개별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공공부문의 부정부패에 대해 약간 심각·심각·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평가는 61.9%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 때 49.8%에서 12.1%포인트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55.4%에서 2018년 56.2%, 2019년 48.1%, 2020년 49.8%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정권 말기인 올해에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행정 분야 중에서는 건축·건설·공사 분야에 대한 부정부패 심각성 인식이 75.6%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방 66.4%, 검찰, 조달·발주가 각각 64.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방은 14.6%로 가장 낮았고 사회복지 33.3%, 보건·의료 38.1%, 출입국관리 40.7%, 환경 43.8%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기관별로는 일선 행정기관이 낮았다. 부패가 심각하다는 응답은 읍·면·동사무소 등 최일선 지방행정기관은 29.1%, 광역·기초자치단체 등 지방행정기관에 대해서 55.4%로 집계됐다. 중앙행정기관의 지방관청과 중앙행정기관 본청에 대해서는 각각 67.7%, 67.9%였고, 공기업·공직유관단체가 74.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공직자의 부정부패가 적발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21.8%뿐이었다. 이는 정권 초기 2018년 39.3%에서 17.5%포인트가 낮아졌다.
정부와 민간 영역의 여러 기관·기능이 부패 감시와 통제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답변도 50%가 되지 않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40.3%로 가장 높았고, 감사원이 36.7%로 그다음이었다. 사법기관과 정부 부처 내부 감사기관에 대한 평가는 각각 23.4%, 25.3%로 특히 낮았다. 시민단체와 언론기관은 28.3%와 16.8%로 가장 낮았다.
부패의 심각성을 인식한 경로로는 TV·지면 매체·인터넷뉴스 등 언론보도를 통해서라는 응답이 78.9%로 대부분이었다.
민간 분야에서는 언론계와 체육계의 부정부패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높았다. 응답자의 81.3%가 언론에 대해, 76.5%가 체육계에 대해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이외 시민단체는 52.8%, 군대 66.4%, 노동조합 62.0%, 종교 64.7%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