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HK inno.N)이 의약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을 기술수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총 계약규모는 6400억 원(5억 4000만 달러) 규모로, 케이캡이 이룬 단일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HK 이노엔은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 제약기업 세벨라(Sebela US Inc.)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Braintree Laboratories Inc.)와 미국, 캐나다 시장에 대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중국 기술수출 약 1133억 원(9500만 달러)과 멕시코 등 중남미 17개국 완제수출 약 1000억 원(8400만 달러),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기타 아시아권 국가 수출 약 2000억 원에 이번 미국·캐나다 기술수출 6400억 원(5억4000만 달러)까지 더하면 국산 신약 케이캡이 쌓아올린 글로벌 수출 규모는 1조원 대에 달한다.
이번 계약으로 HK이노엔은 계약금과 함께 임상·허가 및 매출 단계별로 기술료를 수령하고, 매출에 따라 로열티도 받는다. 계약 기간은 미국 내 제품 발매 후 15년이다. 아울러 미국 진출용 케이캡의 원료도 HK이노엔이 공급하는 것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미국 제약기업 세벨라의 소화기 의약품 전문 자회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는 대장내시경 하제(SUTAB, SUPREP Bowel Prep Kit)를 포함해 광범위한 소화기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개발 및 출시하며 제품력과 영업마케팅력에서 인정받고 있다.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의 모기업인 세벨라는 2013년에 설립된 소화기 의약품 분야 전문 제약기업이다.
케이캡이 주로 활약할 북미지역에는 현재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만 출시돼 있다. 그러나 PPI 계열 제품에 효과를 얻지 못하는 중증 이상의 가슴쓰림 증상이 있거나 심각한 식도 점막 손상을 보이는 환자군이 전체 위식도역류질환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한계를 뛰어넘을 새로운 제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차세대 계열인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의 제품들이 이 같은 시장의 갈증을 풀어줄 새로운 해결사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P-CAB 계열인 케이캡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이미 제품 경쟁력과 시장성을 검증받은데다 출시 이후 꾸준히 쌓아온 다양한 임상연구 자료들이 미국 시장 내 우위를 점할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이번 미국 기술수출 계약까지 합해 대한민국 포함 27개 국에 선보인 상태다. 케이캡이 중국, 미국, 중남미17개국 등 주요국가에서 쌓은 수출 금액만 1조원에 달한다. 이 중 앞서 기술 수출된 중국에서는 현재 분류1 신약 허가 막바지 단계로, 내년 상반기 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강석희 HK이노엔 대표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K-신약 케이캡의 기술을 수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내년에는 중국을 시작으로 주요 국가에서 케이캡이 본격 출시되는 만큼 한국에서 잘 키운 케이캡 씨앗이 세계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수출을 진행해 온 K-CAB사업추진본부의 김보현 팀장은 “앞으로 유럽을 포함해 2028년까지 100개 국에 케이캡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로 적응증 확대 연구, 차별화 임상, 다양한 제형 개발 등을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 케이캡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