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G엔솔 IPO 앞두고 또 신저가…머니무브 본격화

12월 들어 4거래일 빼고 모두 마이너스…연초 대비 39% 하락

▲LG화학 주가 추이 (출처=키움증권 HTS)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배터리 부문(LG에너지솔루션)이 떨어져 나가는 데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자금이탈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2.13% 하락한 6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2주 신저가인 65만6000원(전일 대비 -5.88%)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로써 LG화학은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며 70만 원대였던 주가가 60만 원 중반 아래로 내려갔다. 12월 들어선 4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초 100만 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39% 하락했다.

LG화학 주가 하락의 대외적인 요인은 미국발 2차전지주 불확실성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조 만친 미 상원의원은 전기차 보조금 지원 방안을 담은 사회지출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최근 뉴욕 증시에서는 주요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국내 2차전지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내적인 요인은 내년 1월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인한 수급 불확실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60조 원에서 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현재 시총 순위로 3~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에 나서면서 ‘가치 할인’이 적용된 LG화학의 하락 폭은 확대되고 있다.

배터리 사업에 기대를 걸고 LG화학을 샀던 투자자들은 자금을 빼 LG에너지솔루션이나 다른 2차전지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배터리·전기차 펀드들은 LG화학을 팔고 순수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른 패시브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이탈에 따른 주가 하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가 내년 상반기 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LG화학에 대한 투자 심리는 IPO 전후 시점까지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자회사 IPO 완료 이후 배터리 소재와 같은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도한 주가 하락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IPO가 진행되더라도 LG화학의 사업 구조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현재 주가 수준은 화학과 생명과학 가치는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고 소재, 전지 가치에 지주사 할인까지 받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