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일종의 임시매장인 ‘팝업스토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정식 매장 이외에는 볼 수 없었던 명품들까지 팝업스토어를 만들면서 MZ세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달 25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더현대 서울 5층에 위치한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티파니 홀리데이 팝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사운즈 포레스트의 기존 온실 형태 구조물을 활용해 5개의 부스를 선보였다. 특히 사운즈 포레스트 한 가운데에 지름 4m, 높이 7m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섰다. 티파니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는 국내에서는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 덕분에 이곳은 연말 더현대 서울을 찾은 젊은층에 핫스팟으로 떠오르며 SNS 명소가 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티파니가 ‘홀리데이 팝업’을 더현대 서울에 선보인 것은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더현대 서울이 SNS상 핫플레이스로 떠올라 MZ세대의 성지로 부상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오픈한 더현대서울은 9월에는 ‘레이디 디올’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10월에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손잡고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해부터 점포 내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1층 중앙광장에 팝업스토어를 유치하며 고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구찌의 100주년을 기념한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앞서 9월에는 메종 고야드의 신규 컬렉션 ‘고야드 제트블랙(Jet Black)’을 글로벌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중앙광장은 내년 1분기까지 팝업스토어 일정이 꽉 찬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팝업스토어를 다수 열고 있다. 5월과 7월에 이곳에서 각각 ‘구찌 비러브드(BELOVED)’ ‘샤넬 J12 워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8월에는 디올의 주얼리 신상품을 소개하는 ‘디올 럭키 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는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일반 매장과 달리 특정 목표를 위해 제한된 기간 동안 영업하는 임시매장을 뜻한다. 기존에는 신생 브랜드나 업체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많이 시도했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정식 매장을 내기 전에 수요를 테스트할 수 있어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명품들까지 팝업스토어를 시도하는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소비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 수요를 끌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백화점의 전체 명품 매출 중에서 2030세대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관련 업계에서는 45~60%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백화점들은 2030세대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명품 이외에도 분식이나 편집숍, 디저트 등 다양한 팝업스토어들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여성 패션관을 리뉴얼하면서 서울 연남동 유명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빅슬립샵'의 팝업스토어를 유통업계 최초로 전개했다. 현대백화점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6일까지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브아시에(BOISSIER)'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젊은이들이 몰리는 지역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을 모으는 전략을 펼치는 곳은 백화점뿐만이 아니다.
신세계푸드는 서울 성수동에 신세계분식 팝업스토어를 열고 핫도그, 통닭, 떡볶이 등의 올반 가정간편식 메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바로 인근에는 옛날 오락을 하며 TV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LG전자의 팝업스토어 ‘금성오락실’도 자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두껍상회는 지난해 8월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뒤 반응이 좋아 전국 여러 도시를 순회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의 명품 수요 증가세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도 이들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