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국회의원이 부적절한 성폭행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1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의원이자 주의회 의장 출신인 KR 라메시 쿠마르는 “열린 마음으로 사과한다”라며 성폭행 발언에 사과했다.
앞서 쿠마르는 16일 주도 벵갈루루의 주의회에서 “성폭행 피해가 불가피할 때는 누워서 즐기라는 말이 있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의회에서 농업 관련 주제로 논쟁이 벌어지자 성폭행에 빗대어 그 상황을 설명한 것. 당시 현장에 있던 의원들은 해당 발언에 폭소를 터트렸다.
이 장면이 중계 화면을 통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과 여성 의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인도 사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문제가 심각한 만큼 쿠마르의 발언은 비난을 피하기 힘들었다.
특히 쿠마르는 2019년에도 자신의 부패 혐의에 대응하면서 스스로를 성폭행 피해 생존자로 비유하는 등 망언을 해왔기에 비난은 더욱 거셌다.
인도국민회의 소속 여성 의원 루파칼라 M은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은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며 “이것을 다른 것과 비교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역시 “당신의 어머니, 누이, 딸에게도 같은 조언을 해라”라고 비난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쿠마르는 트위터를 통해 “의회에서 성폭행과 관련해 경솔한 발언을 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며 “내 의도는 악랄한 범죄를 경시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는 단어 선택에 신중하겠다”고 했다.
이날 의회에서도 “여성들을 모욕한 의도는 아니었다. 내 발언이 피해를 입으신 분들, 특히 여성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미안하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인도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수도 델리의 한 버스에서 여성을 상대로 집단 성폭행이 발생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