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C 쇼크‘…중국발 변동성 확대 가시화

입력 2021-12-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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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헝다 '제한 디폴트' 강등…중국 최근 경제지표 부진…2014년 ‘박스피’ 재현 우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370조 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했다. ‘빚을 갚을 수 없는 회사’라는 딱지가 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피치가 헝다를 가장 먼저 ‘제한적 디폴트’로 분류하면서 국제 시장에서 헝다의 디폴트는 공식화됐다.

헝다, 디폴트 공식화
9일 피치는 헝다 그룹과 자회사인 헝다리얼이스테이트 그룹, 텐지 홀딩 등급을 C에서 RD(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헝다가 8250만 달러(약 976억 원)의 채권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경우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라며 강등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이달 3일 저녁 헝다그룹은 기습공시를 통해 2억6000만 달러의 채무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블룸버그 통신은 7일 채권 보유인을 인용해 “헝다가 6일까지 갚았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헝다가 미칠 국내외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헝다 디폴트의 경우 중국 정부가 나서서 해체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현재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헝다가 지급보증을 섰던 채무들이다. 추가 리스크 요인이 확인되면서 역외달러채 시장의 변동성을 확시키길 수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공시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높은 변동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헝다뿐만 아니라 중국 디밸로퍼들도 내년 상반기 대규모 상환일정이 도래한다. 이번 사태가 중국 정부와 디밸로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헝다 그룹의 파산이 현실화된다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증시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또 하나의 중국발 위험이 부과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기지표 부진…중국발 국내증시 영향 촉각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도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다. 최근 중국 경제는 경기 회복세가 감속 중인 가운데,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이 동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경제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8월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 대비 5.3%로 7월의 6.4%보다 낮아졌다. 특히 소매판매 증가율은 7월 전년 동월 대비 8.5%에서 8월에 2.5%로 크게 하락하면서 내수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중국 주식시장은 1분기를 정점으로 약세로 전환되었고 CDS 프리미엄(대외신인도)도 최근에 들어 급격하게 악화 중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러한 경제 부진은 중국 내 근본적인 리스크인 세 마리 회색코뿔소(기업부채·그림자금융·부동산버블)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대외 경제 여건 악화외교적 갈등, 정책 실패안정화 정책 강도 조절 실패 등으로 펀더멘틀 불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발 국내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14년 1970선까지 상승했던 코스피지수가 중국발 악재 속에 박스권에 닫힌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당시 중국 수출지표 부진과 상장사 채권 거래 정지에 따른 기업 연쇄 부도 우려 등으로 중국 금융위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도 조정 국면을 이어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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