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비자들이 정장에 지갑을 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재택근무가 계속되면서 주춤했던 여성 정장 시장이 최근 여성 임원 증가 등 활발해진 여성의 사회 진출에 힘입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침체기를 겪던 국내 여성정장 매출이 뛰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10MONTH)의 주력상품 카테고리인 여성 슈트(마스터핏 슈트 포함)군의 올해 1~11월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재킷, 팬츠 등을 구비한 '르파인(LEFINE)' 제품군 매출은 같은 기간 약 5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한섬 역시 올해 9월까지 타임, 마인 등 여성 정장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올랐다.
특히 남성 정장과 비교해 여성 정장 시장에서 구매 의사가 더 높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간한 '한국패션마켓트렌드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남성 정장 구매지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0.4포인트 하락한 93.2포인트로 구매 의사가 하락한데 비해 같은 기간 여성정장은 0.1포인트 상승한 91.2포인트를 기록했다.
여성들이 스커트 대신 바지 정장인 '세트업 슈트'에 지갑을 여는 건 여성들의 전문성이 올라가고 고위직 등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인 유니코써치가 발간한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총 322명으로, 처음으로 300명을 넘어섰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날 '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15명의 여성 임원이 승진하면서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LG그룹 역시 최근 연말 인사에서 여성 임원 9명을 발탁해 2018년 29명(3.5%)에서 현재 55명(6.2%)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과거 남성복에만 적용됐던 '맞춤형 정장 서비스'가 여성 정장 시장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이달 말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MTO(Made To Order, 맞춤복)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MTO는 고객이 직접 원단, 안감, 단추, 라펠 모양 등을 선택한 후 전문 테일러가 슈트와 코트를 제작해주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최고급 맞춤복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기존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상반기, 하반기 각 1회 진행했으나 최근 여성 고객들의 재킷과 팬츠 구매가 늘면서 여성 구매층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특히 최근 들어 여성 기업인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어 여성을 위한 맞춤 슈트 서비스를 새롭게 론칭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여성용 재킷, 팬츠, 코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매출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