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식량가격도 4개월 연속 오르며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5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4.4포인트로 전월 132.8포인트 대비 1.2%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7.3%가 올랐고, 2011년 6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특히 곡물과 유제품 지수 상승률이 높았다.
곡물은 141.5포인트로 전월 137.1포인트 대비 3.1%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2%나 상승했다. 수요가 높은 반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밀이 전체 곡물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호주산 밀의 품질 저하와 러시아 수출 조치 변경 가능성도 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공급량이 부족한 데다 밀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보리의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유제품은 125.5포인트로 전월 121.5포인트 대비 3.4%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1% 상승했다. 버터와 분유는 서유럽 주요 우유 생산국에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오세아니아의 생산량도 예상보다 낮아 가격이 올랐다. 치즈는 수요가 증가한 반면 수출국 선적 지연으로 공급이 제약되며 가격이 상승했다.
설탕은 120.7포인트로 전월 119.1포인트 대비 1.4% 올랐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8%가 높았다.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의 에탄올용 사탕수수 수요가 증가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인도와 태국에서 대량 수출이 전망되며 가격 상승 폭은 제한됐다.
유지류는 184.6포인트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51.4% 올랐다. 육류 가격지수 또한 109.8포인트로 전월 대비로는 0.9% 내렸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6% 상승했다.
한편 FAO는 내년까지 세계 곡물 소비량이 생산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AO가 예상한 2021~2022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9130만 톤, 세계 곡물 소비량은 28만960만 톤이다. FAO는 세계 곡물 기말 재고량도 8억2210만 톤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