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은 LFP(리튬ㆍ인산ㆍ철) 배터리의 생산비용이 내년에 16%가량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상승분이 LFP 배터리 가격에 반영된다면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인 벤치마크 인텔리전스(Benchmark Intelligence)에 따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탄산 리튬(Carbonate Lithium)을 비롯한 인산, 철 등 LFP 배터리 원재료들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LFP 배터리의 생산원가는 16%가량 오를 것으로 벤치마크 인텔리전스는 내다봤다.
LFP 배터리란 리튬, 인산, 철을 주요 원재료로 한 제품이다. CATL, BTD 등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ㆍ알루미늄 등으로 구성된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핵심 제품이다.
최근 원자재, 특히 탄산리튬의 가격이 오르면서 LFP 배터리의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BYD는 10월 원자재의 가격 상승을 이유로 LFP 배터리의 가격을 20% 올렸다.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치마크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317.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원계 배터리의 원료인 수산화리튬(Hydroxide Lithium) 가격이 193%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약 1.5배 빠른 속도다.
내년까지 LFP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는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LFP의 가장 큰 장점이 가격 경쟁력인 만큼, 삼원계 배터리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 삼원계 배터리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 소재로 만들어져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코발트 등 주요 원료들이 비싸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달리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저렴한 철을 사용해 가격이 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가능 거리가 짧은 것은 한계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 가격 인상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는 희소식"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최근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등 장기적으로는 두 종류의 배터리가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더 좋은 배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