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휴일효과 종료와 함께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위중·중증환자가 700명을 넘어선 데 더해 병상은 고갈됐다. 해외유입 확진자 중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12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만 4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고, 경남권과 충청권에선 2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망자와 위·중증환자는 급증세다. 사망자는 3658명으로 34명, 재원 중 위·중증환자는 723명으로 62명 각각 증가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78.8%로 80%에 육박하고 있다. 수도권에선 714병상 중 75병상(10.8%)만 남았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충청권은 가용 병상이 5개(5.0%)뿐이다.
이날 오전에는 수도권 병상이 사실상 고갈됐다. 이에 방역당국은 증상이 호전된 입원환자를 전원해 병상을 비우거나, 준중증환자 병상을 전용해 겨우 신규 중증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방대본은 “김포뉴고려병원의 준중증 12병상을 중증 병상으로 전환하는 등 중 증병상을 확대하는 조치도 계속하고 있다”며 “자택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증환자를 중증 병상으로 우선 배정하고, 감염병 전담병원 입원 후 상태가 악화한 중증환자는 중증병상으로 전원될 때까지 해당 병원에서 산소치료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윗돌 빼 아랫돌 막는 식이다.
여기에 해외유입 확진자 중 오미크론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나이지리아 방문 후 입국한 40대 부부와 그 접촉자 등 4명으로, 현재 확정검사가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확진자도 귀국 과정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남아공 등 오미크론 발생·인접 8개국(외국인 입국 불허국) 외 제3국을 통한 오미크론 유입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내에서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는 입국 후 만 하루 이내에 자가격리에서 능동감시로 전환된다. 따라서 제3국이나 항공기·공항 등에서 오미크론에 감염된 입국자를 통해 이미 지역사회에 오미크론이 확산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부는 현 의료체계로 감당 가능한 일일 확진자 수를 70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파력과 백신 저항력이 델타 변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되는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다면 방역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