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과 달리 물가 상승 ‘일시적’이라고 표현 안 해
뉴욕증시 3대 지수, 파월 발언에 일제히 1%대 하락
FOMC 정례회의는 14~15일 예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조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출석해 높아져 가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진행 속도를 높이는 방안에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경제는 매우 탄탄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높아졌기 때문에, 11월 회의에서 발표한 테이퍼링을 몇 달 더 빨리 마무리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음 회의에서 이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14~15일 FOMC 정례회의를 연다.
앞서 연준은 11월 4일 FOMC 정례회의 직후 내년 중순까지를 목표로 테이퍼링 시작을 공표하며, 일단 11월과 12월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를 월 150억 달러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2%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면서 연준이 테이퍼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그간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고 언급해왔던 파월은 이날 인플레이션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고용과 경제에 하방효과가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파월의 이날 발언이 연준의 초점이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활동의 잠재적 혼란보다는 인플레이션과 그 부정적인 영향에 대응하는 것으로 바뀜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는 "그의 발언은 연준이 내년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매파적 신호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파월 발언 이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를 포함 3대 지수가 일제히 1%대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미 연준 2인자로 꼽히는 리처드 클래리다 부의장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이 경제지표가 강세를 유지한다면 테이퍼링 가속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 가능성이 연준의 행보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2주간 공중보건 상황이 악화한다면 차기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가속화 논의가 막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