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화물 매출 호조에서 기인…여객 수요 증가 기대감 ↑
하락한 항공유 정제마진 반등 가능성도 커
국내 항공유 소비량이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정유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이투데이가 한국석유공사의 ‘제품별 소비’ 동향을 분석한 결과 10월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198만9000배럴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2월 기록했던 291만6000배럴로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소비량인 175만9000배럴에 비해서도 늘었다.
항공유 소비량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항공사의 화물 매출 호조에서 기인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물 수송은 전년동기대비 23.6% 증가했으며 8월부터 반등이 재개된 운임은 전년동기대비 31.4%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화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4% 증가하면서 대한항공은 3분기에 매출 2조2270억원과 영업이익 438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국제 여객 노선 운항이 늘어남에 따라 항공유 소비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3일부터 하노이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지난해 4월 운항을 중단한 지 19개월 만이다. 아시아나항공도 2003년 운항을 중단한 지 18년 만에 괌 노선을 재개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에어서울은 내달 23일부터 괌 노선을 주 2회 운항하고, 제주항공은 내달부터 태국 치앙마이 노선에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보급 확대로 전 세계 백신 접종률 75% 달성이 예상되는 내년 2분기부터 국제선 수요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항공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항공유 소비량이 늘고 있다”라면서 “여객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주요 소비국이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하면서 정제마진은 최근 2~3주 동안 급락했다.
이달 초 13달러를 기록하며 코로나 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 수준까지 도달했던 항공유(등유) 마진은 26일 기준 7.7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석유제품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만큼 반등 가능성도 크다. 11월 마지막 주 싱가포르 석유제품 재고는 4234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8.5% 낮은 상황이다. 특히 등ㆍ경유 재고는 전년 대비 45.1% 축소한 만큼 수요가 회복될 경우 가격 강세 가능성도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내달 2일 있을 OPEC+ 회의에서의 증산 여부나 규모를 지켜보고 있다”라면서도 “등유 재고가 부족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