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높은 유럽도 누적 사망자 150만 명 넘어
부스터샷 주도하던 이스라엘, 4차 접종까지 고려
남아공에선 새 변이 출현해 WHO 긴급회의 소집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9월 중순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확산세가 다시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확진자는 지난 2주간 전국적으로 25% 증가했으며, 특히 확진자가 몰린 14개 주에선 40% 넘게 늘었다.
누적 사망자는 올해 38만6233명을 기록해 지난해(38만5343명)를 추월했다. CDC에 따르면 현재까지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미국인은 전체 59%에 머문다.
NYT는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남부에선 늦여름 급증세가 가장 심했고, 10주 전까지만 해도 지역 대부분에 중환자가 넘쳤다”며 “이후 확진자 추이는 정점에서 감소하고 있었지만, 최근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확산세가 미국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서는 일부 백신 부국도 확산 진원지가 되고 있다.
이날 독일은 사상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7만 명을 돌파하면서 누적 사망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유럽에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는 국가는 영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네 곳으로, 유럽 전역 누적 사망자 수도 150만 명을 넘었다.
세계는 이제 부스터샷(3차 접종)에 집중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주 모든 미국 성인에 대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신을 접종한 지 6개월이 지나 부스터샷 자격을 갖췄다면 접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모든 성인에 대한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2차 접종 후 부스터샷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했다.
다만 부스터샷도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스터샷에서 가장 앞서가는 이스라엘은 인구 40%가 3차 접종을 마쳤지만, 보건 당국은 최근 4차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의 에란 세갈 교수는 이틀 전 정부 브리핑에서 “이달 들어 국민의 면역력이 떨어졌고 신규 확진자 증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확산 요인으로 규제 완화와 어린이 감염 확산, 일반인들의 면역 저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새 변이가 보고됐다. 해당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유전자 변이 32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에서만 지금까지 100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고 보츠와나에선 백신 접종한 사람들에게서도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 전염병대응혁신센터의 툴리오 데 올리베이라 소장은 브리핑에서 “비정상적인 돌연변이로, 이미 유포된 다른 변이와 매우 다르다”며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진화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변이 등장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과 치료제 효과를 논하는 특별회의를 소집했다. WHO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해당 변이가 많은 스파이크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새 변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정부는 이날 정오부터 남아공을 포함한 아프리카 6개국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라엘도 남아공발 입국을 금지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당국이 새로운 변이를 조사하고 있다”며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당장 필요한 예방 조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