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공조' 한목소리…"단일화는 아냐"
安 "양보 생각 없어", 沈 "앞선 이야기", 김 "완주할 생각"
정치전문가도 "세 명 모두 단일화 가능성 낮아"
정치권에서 가장 큰 이벤트인 '대통령 선거'만 보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두 사람 모두 대선 출마 경험만 이번이 세 번째다. 18대 대선 당시엔 심 후보(진보정의당), 안 후보(무소속) 모두 출마 선언을 철회하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완주'를 포기한 적이 있다. 19대 대선에도 두 사람은 대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당선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20대 대선에 또다시 출마한 두 사람을 두고 정치권에선 '제3지대 연대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어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대선 완주, 단일화 모두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 이번엔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심 후보는 22일 안 후보에게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했다. 전날 안 후보가 ‘쌍특검’(대장동 의혹·고발사주 의혹)을 제안하며 “심 후보, 정의당과 함께 풀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러브콜을 보낸 것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심 후보는 이날 ‘양당체제 종식 공동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제3지대의 공조를 시작하겠다”며 “첫 만남은 안 후보께 제안한다. 이른 시일 내 조건 없이 만나 양당 체제 종식을 위한 연대를 포함,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심 후보는 제3지대 대선 독자 출마 후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준비 작업에 돌입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게도 "힘을 합쳐 양당체제 종식하자"고 제안한 바 있으며, 김 전 부총리 역시 그동안 기득권 타파를 주장하며 '거대 양당'을 향해 질타해온 만큼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셋이서 가급적이면 이른 시간 내에 회동하자"고 했다.
하지만 세 후보 모두 공조 시작이 곧 단일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엔 선을 긋고 있다. 단일화 논의는 시기상조로 제3지대의 공조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단일화는 앞선 이야기”라고 선을 긋고 있으며 안 후보 측 역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다른 후보에게 양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19대 대선 당시에도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권을 교체하자"는 자강론을 강조하며 완주 의지를 끝까지 꺾지 않았다. 김 전 부총리 역시 "완주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현실과 타협했을 것"이라며 끝까지 가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우회적으로 완주 의지와 자신감을 보였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정의당이 지향점, 가치관 등만 봐도 함께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공조를 내세우고 있는 것은 지지율이 5% 아래로 정체된 상황에서 언론과 국민의 관심과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자,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세 명 모두 단일화는 안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어 "다만,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일 경우엔 막판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연대 협상할 수도 있다"면서 "김 전 부총리는 완주 가능성이 크지만, 막판 정치 이벤트가 필요할 경우 다른 행보(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